30분회의 회의록이 수많은 보고서를 대체한다
회사에서 어떤 자료들을 주로 만들고 사용하는지 생각해보자. 회사별로, 분야별로 다양한 자료들을 만들고 사용하므로 표준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공통분모를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다. 업무에 필요한 자료는 크게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위의 다양한 자료들 중에, 업무가 완료된 후에 다시 열어보게 되는 것이 몇 개나 있는지 묻고 싶다. 아마도 매우 드물다는 대답이 대다수 일 것이다.
미래에 유사한 프로젝트가 생긴다면 새로운 프로젝트의 담당자로서 기존 자료를 찾아보고 싶겠지만 자료가 제대로 보관되고 있다는 보장도 없을뿐더러, 방대한 자료 중 어떤 것이 유용한 것인지 알기도 어렵다.
이렇게 한시적으로 사용되고 마는 자료들을 매번 만들고 꾸미느라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회사와 사회적으로도 큰 낭비다. 뭔가 대책이 시급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위에서 업무에 사용되는 문서 4종류를 들었다. 위의 모든 문서를 최소화시키기 위해서 두 가지 문서에 집중할 것을 제안한다. 하나는 '업무 바이블'이고 다른 하나는 계속 언급하고 있는 '업무 회의록'이다.
업무 바이블은 업무나 프로젝트의 모든 것(업무 정의, 조직, 프로세스, 진행 과정, 결과)이 정리된 파일이다. 해당 업무가 프로젝트라면 프로젝트의 시작부터 완료에 이르기까지의 개략적인 스케줄 및 진행 상황, 내용, 결과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자료가 될 것이다.
특화된 기술 문서를 제외한 모든 프로세스 현황과 경과를 하나의 자료로 통합하여 정리하면서 버전을 업데이트시키면, 최종 목표 달성 시에 자료도 함께 마무리된다. 업무 바이블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완성시켜나가는 퍼즐과 같다.
업무 바이블은 다른 사람이 그것과 유사한 업무를 새로 맡았을 때 그대로 따라 하기만 해도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면서, 쉽고 빠르게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상세하게 작성해야 한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는 중간보고, 결과 보고를 해야 할 경우가 있다. 이러한 중요한 보고 시에도 특별한 추가 작업 없이, 업무 바이블의 내용을 그대로 발췌해서 보고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한다.
회사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기본 조직은 팀이다. 본인이 운영하는 또는 본인이 속한 팀을 나타낼 수 있는 통합 문서를 하나 관리하고, 수시로 개정해 나가면 여러 모로 유용하게 사용된다.
팀의 비전과 목표, 조직 구성도, 업무 분장, 업무 이력, 주요 업무 내용, 팀원 소개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고, 개정시켜 나가면 된다. 팀의 주요 활동에 대해서도 여러 자료로 관리하기보다는 최대한 통합시켜 관리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팀 업무 바이블을 제대로 운영하면, 외부에 팀의 활동을 소개하는 도구를 사용할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팀원들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업무를 개선시키는데 활용할 수 있다.
회의록은 업무나 프로젝트 진행에서 필수적으로 관리해야 할 자료다. 통상적으로 회의록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회의를 할 때마다 파일을 하나씩 별개로 생성하는 데 있다.
외부 컨설팅 회사의 컨설턴트들과 일을 한 적이 여러 번 있는데, 그들과의 회의가 끝났을 때마다 회의록을 송부받은 경험이 있다. 그 회의록은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거나 참석했더라도 내용을 잊은 사람을 위한 요약서였다.
이런 식의 회의록은 나중에 보고서를 작성할 때 참조하기 편리했다. 하지만 회의의 목적인 '실행'이 드러나지 않는다는 큰 문제가 있었다. 또한, 매번 규칙도 없는 파일명으로 회의록을 송부하여 받는 사람들은 이 회의록 파일을 관리하기도 힘들었다.
주간 회의 등의 정기 회의가 필요한 경우라면 주간 회의 회의록을 별도로 운영해야 한다. '30분회의' 회의록과 형태는 유사하지만 주간 회의 특성상 '금주에 한 일', '차주에 할 일'의 두 가지 섹션으로 나누어 정리해야 한다.
주간 회의 역시 '30분회의'와 동일한 요령으로 진행하면 된다. 이때 리더는 회의 전에 이번 주에 한 일, 다음 주에 할 일을 대략 작성한 후 회의를 시작해야 한다. 이런 내용은 중간 리더나 팀원들에게 요청하면 쉽게 취합, 정리할 수 있다.
주간 회의록은 1페이지 이내로 정리하는 것이 좋다.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더라도 주간 회의를 1페이지로 정리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운영하면 1년짜리 프로젝트가 완료된 후에는 52페이지로 정리된 주간 회의록이 만들어질 것이다. 프로젝트의 진행을 궁금해하는 사람에게는 주간 회의록을 송부해 주는 것으로 몇 시간이 소요될 수 있는 설명을 대신할 수 있다.
위의 내용을 종합해보자. 업무 계획서와 진척 상황 등은 업무 바이블로 통합하여 관리해야 한다. 업무 계획에 따른 진척 관리, 이슈 관리 등은 회의록으로 통합해서 관리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작은 파일들을 많이 만들지 않고 회의록과 업무 바이블 두 가지를 중심으로 운용하면 업무나 프로젝트르 진행할 때도 중복 문서를 만드는 등의 비효율을 제거할 수 있다.
업무나 프로젝트를 실제로 수행하는 사람들에게 자주 듣는 이야기가 있다. "일하는 것은 문제가 없는데 허구한 날 보고하느라 지친다"라는 이야기다.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주간 보고, 월간 보고, 수시 보고, 임원 방문 보고, 조직 변경 보고, 사전 보고, 킥오프 보고, 중간보고, 종료 보고 등등등 수많은 보고에 휘둘리다 보면 보고서 작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여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실무에도 지장을 초래한다.
보고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업무나 프로젝트의 리더가 보고의 주도권을 가져야 한다. 주도권을 가지는 방법은 업무 진행 과정을 완벽히 기록하고 수시로 공유하는 것이다.
업무의 진행과정을 평소에 모든 이해 관계자와 수시로 공유하면 중간보고 등이 거의 필요하지 않게 된다. 업무 진행 내용을 투명하게 공유하니 궁금한 내용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심지어 종료 보고조차 서면으로 간단히 대체할 수도 있다.
불가피하게 중간보고, 종료 보고를 해야 할 경우라도 특별히 많은 준비를 하지 않고 평소에 준비해 둔 업무 바이블에서 내용을 발췌해서 간단하고 빠르게 마무리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미리 대비하고, 주도권을 가지고 업무를 진행하면 종전에는 일주일 가량 걸리던 보고서 작성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 번외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시간 낭비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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