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가 하면 된다
회사는 조직 단위로 협업을 하는 곳이다. 협업은 회의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회의를 잘하는 회사는 일을 잘하는 회사이고, 회의하는 능력은 곧 조직의 업무 능력이라 할 수 있다.
업무 회의를 책임지는 사람은 실무 리더나 경영진이다. 회의의 성패를 좌우하는 것은 리더의 역량이라 해도 무방할 만큼 회의에서는 리더의 역량이 중요하다.
'30분회의'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전사적인 공감대가 갖추어진 후 위로부터 추진되어야 한다. 가장 먼저 회사의 대표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중역 및 팀장 등 리더들이 솔선수범하여 실행하는 것이 가장 좋다.
'30분회의'는 업무의 리더가 주관자가 되므로, 주관자의 역량에 따라 회의의 성패가 결정된다. 업무의 최상위 리더가 이 프로세스를 활용하면 아무 문제 없이 진행될 수 있지만, 업무 리더 위에 상급 관리자가 존재하고, 그가 효과적인 회의에 대한 이해가 없을 때는 실행조차 힘들어질 수 있다.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30분회의'라는 특이하 프로세스를 도입하여 업무를 수행할 때는 그러한 변화를 용인해주고 지원해주는 경영진이 있을 때 더 큰 성과를 낼 수 있다.
25명 규모의 소기업에서 '30분회의' 강의와 컨설팅을 수행한 적이 있다. 회사 대표가 '30분회의'에 대해 알게 되었는데, 다수의 프로젝트와 실무에서 '30분회의'의 효과성이 검증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요청한 것이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대표 자신이 직원들과 업무적 소통이 잘 되지 않아 몇 년째 힘들어 하다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요청한 것이었다. 계기야 어찌 되었건, 회사 대표가 처음부터 문제를 인식하고, 소통 문화를 바꾸고자 하는 의욕이 강했던 것은 큰 행운이었다.
컨설팅 첫 날은 회사 대표를 포함한 직원 20명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30분회의'에 대한 교육을 시작했다.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 주목적이었다.
강의가 끝나자마자 회사 대표와 관리자들은 앞으로의 회의 방안과 최적의 회의록 형식, 공유 방식 등을 연구하였고, 함께 상의해서 며칠 만에 그 회사에 맞는 회의록 양식을 만들 수 있었다.
변화가 일어나는 기간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약 2주 후에 그 회사를 방문했는데 직원들의 반응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바뀐 업무 프로세스에 대해 의견을 물었더니 중간 관리자부터 사원까지 이구동성으로 회사의 소통 방식이 완전히 바뀌어 정말 좋다는 반응이었다.
그동안은 업무의 지시 등이 불분명하게 전달되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명확해지고, 회의 자리에서 담당자 뿐만 아니라 일정까지 명확히 정해지고, 업무에 대한 기여와 역할이 공개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일 할 맛이 난다는 것이었다.
기대 이상의 반응이었다. 그동안은 두루뭉술하게 전달된 업무들을 대충 넘길 수도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일을 확실하게 처리해야하므로 바뀐 회의방법을 원망할 줄 알았다. 그런데 오히려 크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이 일을 통해 조직을 혁신하는 열쇠는 역시 리더에게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신하게 되었다. 그동안은 확실하게 전달되지 않고, 업무를 해도 누가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실적도 명확히 보이지 않는 구조였기 때문에 일을 제대로 하지 못했거나 안 했던 것이다.
직원들에 대한 인식도 바뀌는 계기가 되었다. 대부분의 직원들은 회사에 기여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만일 직원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면 그것은 리더들이 기여할 수 있는 장과 여건, 환경을 만들어주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다.
이 예가 보여주는 사실은 아주 명확하다. 리더가 솔선수범하고 나서면 초 단기간에 회의 혁신, 업무 혁신, 성과 혁신이 가능하다는 사실이다.
학교의 교수는 회사의 경영진과 비견될 수 있다. 대학 연구실의 지도 교수가 '30분회의'를 주도하여 빠른 시간 내에 성과를 보인 예가 있다.
놀라운 사실은 컨설팅 수준의 충분한 트레이닝을 받지 않고도 특강에서 배운 몇 가지 팁만 적용해서 큰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모 대학교의 대학원 세미나 수업에서 약 2시간 동안 '30분회의' 특강을 한 적이 있다. 대학원생 150명 정도가 참석한 대형 강의였다. 강의가 끝나자 학생들 약 70여 명으로부터 감동적인 피드백이 있었다.
정말 기쁜 것은 그 세미나에 참석했던 교수 한 분으로부터 한 달 후에 받은 피드백이었다. 본인도 30분 회의를 해보겠다고 마음먹었고, 실제로 그 교수는 본인이 직접 회의록을 작성하면서 연구 회의를 진행했다고 한다.
'30분회의'를 시행한 후 그 교수는 학생들을 다그칠 일이 거의 없어졌다고 한다. 업무 지시와 실행 사항을 명확하게 적어두기 때문에 얼마든지 지시와 이행 상황을 체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스스로 일을 더 하겠다고 나서는 학생들도 생기는 것을 보고 교수 본인도 많이 놀랐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업무를 달라고 요청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30분회의'를 제대로 실행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지만, '30분회의'의 효과성에 대한 증거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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