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의 회의, 무엇이 문제일까?

회의가 고문이 된 이유들

by 김하준

"회의만 하다 하루 다 갔다."

"결론도 없는 회의를 왜 그리 오래 하는지."

"팀장님은 자기만 이야기하고, 팀원들에게는 말할 기회를 안 준다."

"내일도 회의가 있는데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자주 하거나 들리는 넋두리다. 대부분의 사무실에서 흔히 느낄 수 있고, 들을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회의란 무엇인가?


회의(會議). 글자 그대로 '모여서 의견을 나누는 것'이다. 아이 몇 명이 모여서 이야기하든, UN 총회에서 각국 정상들이 모여 토론하든 모두 회의의 한 종류다. 이 글에서는 회의를 조직이나 회사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는 업무회의로 한정한다. 업무회의는 크게 아래와 같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만남으로 정의할 수 있을 것이다.


* 업무 또는 이슈를 공유하고 공동 해결

* 진행 중인 업무에 대한 경과보고 및 공유

* 업무 관련 지시 및 전달


지식 전달 또는 교육 등도 여러 사람이 모여 진행하기 때문에 회의라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상호작용 없이 혼자서 일방적으로 진행하는 모임은 엄밀히 말해서 회의라고 볼 수 없다.


회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


회의는 회사에서 가장 많이 하는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그런데 왜 회의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을까? 그 이유를 알아보기 위해 회의에서 흔히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정리해 보았다.


회의의 대표적 문제점

1.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2. 목적과 주제가 불명확하다

3.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

4. 참석자들의 의견이 없다

5. 소수가 회의를 독점한다

6. 회의에 결론이 없다

7. 리더가 회의를 주관하지 않는다

8. 회의록을 관리하지 않는다

9. 결정된 내용을 사후 관리하지 않는다.



내용을 읽어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사실 이미 느끼고 있던 내용일 것이다. 그렇다면, 회의에 이처럼 문제점이 많다는 것을 대부분 알고 있는데 왜 고쳐지지 않고 계속 반복되는 것일까?


첫 번째 이유는, 변화 없이 기존 습관대로 하려는 관성 때문이다. 사람들은 기존에 하던 방식으로 해도 자신에게 큰 손해나 지장이 없다면, 특별한 이유가 발생하지 않는 한 절대로 기존 방식을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두 번째 이유는, 눈앞에 큰 이익이 있지 않는 한 추가적인 업무를 만들기 싫어하는 본능 때문이다. 위와 같은 문제점들을 개선해서 회의를 바르게 하면 나중에는 그 노력이나 투입보다 훨씬 큰 이득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에 문제점을 적극적으로 고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올바른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회의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회의록을 작성하지 않고,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을 추적 관리하지 않는 것은 마중물 몇 바가지 붙는 것이 귀찮아서 펌프를 사용하지 않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은 관습을 바로잡기 위해 먼저 앞에서 정리한 '회의의 대표적인 문제점'들을 좀 더 상세히 살펴보자.


1. 시간을 지키지 않는다


누구나 회의 종료 시간을 지키지 않는 상사 때문에 곤란을 겪은 적이 있을 것이다. 시간을 잘 지키지 않는 상사가 진행하는 회의에 참석하면 그 이후 계획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기 일쑤다. 시간을 지키지 않는 진행자 또는 리더의 잘못된 습관이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효율을 떨어뜨려 회사 전체 효율을 크게 떨어뜨리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그래서 회의 종료시간을 지키는 수준이 그 조직의 수준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2. 목적과 주제가 불명확하다


주제가 뭔지도 모르고 회의에 참석해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회의에 대한 공지를 받았는데 어떤 이슈 때문에 모이는지, 뭘 준비해야 하는지 설명이 없다면 회의 준비는 물론이거니와 회의에 참석할 필요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다.


3. 사전 준비가 미흡하다


회의를 주관하는 사람은 회의의 목적을 명확하게 공지하고, 참석자들 중 사전 준비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준비 사항을 명확히 안내해야 한다. 목적이 명확하지 않으면 준비가 허술해지고, 준비가 허술해지면 회의 시간에 모든 참석자가 우왕좌왕하게 되고, 그제야 목적이 무엇인지, 준비할 내용인지 무엇인지 따지다 보면 회의가 길어지고, 스트레스가 쌓이고, 당연히 좋은 결과도 기대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4. 참석자들의 의견이 없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이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침묵하고 있는 회의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그 책임은 공지를 제대로 하지 않은 회의 주관자에게 있는 경우가 많다. 회의 시간에 참석자들이 의견을 활발하게 내놓기를 원한다면 회의 목적을 사전에 명확히 알리고, 준비를 잘 시켜야 한다. 공지를 잘하면 참석자들도 필요한 준비를 하게 되고, 회의 시간에 준비한 내용을 공유하면 자연스럽게 토론도 활발해지고, 바람직한 결론도 더 쉽고 빠르게 도출할 수 있게 된다.


5. 소수가 회의를 독점한다


회의 주관자는 소수의 참가자들(특히 지위가 높은 사람)이 의견을 독점하지 않도록 해야 하고,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에게 최소한 한 번의 발언권을 부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회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쌓이고, 참석해봤자 의견도 내놓을 수 없는 회의라면 준비를 할 필요 없다는 상황까지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6. 회의에 결론이 없다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한다는 것은 회의 운영이 잘못된 것이다. 회의를 하는 목적이 결론을 내는 것인데 결론을 내지 못했다면 회의 주관자가 회의 공지에서부터, 진행까지 체계적으로 진행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결론 없는 회의'가 반복되는 것만큼 '회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조장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회의를 열었으면 결론을 얻어야 하고, 만일 준비가 안 되어서 결론을 얻기 힘들다면 준비를 제대로 해서 다시 회의를 여는 것이 바람직한 회의 문화다.


7. 리더가 회의를 주관하지 않는다


회의 시간에 리더 없이 팀원들끼리 떠들다 시간만 낭비한 회의도 많다. 리더는 해당 업무에 대한 모든 진행과 결과를 책임지는 사람이다. 많은 사람의 시간과 자원이 동시에 투입되는 회의는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업무인데, 이것을 다른 사람에게 맡기는 경우가 있다. 리더 없이 즉, 결정권이 없는 사람들이 모여서 하는 회의는 최대한 지양해야 한다. 만일 리더가 불가피하게 회의 진행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하급자에게 권한을 위임해서 책임을 가지고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


8. 회의록을 관리하지 않는다


회의록을 쓰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회의록의 효용성과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의록의 가치는 회의록 작성의 수고를 수십 이상 보상해 주고도 남는다. 회의록을 쓰지 않는 문화를 가진 조직은 어떤 프로젝트도 효과적, 효율적으로 해낼 수 없다. 회의에서 나온 이슈와 해결 방안 등을 기록하지 않는다는 것은 이후의 업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겠다는 것과 같은 의미이고, 회의 내용을 참석자 이외의 다른 사람들과는 공유하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기록되지 않는 회의는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목적이 분명하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과 같다. 회의실을 나서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기 때문이다. 업무와 조금이라도 관련된 회의를 할 때는 반드시 담당자를 지정해서 회의록을 작성하고, 참석자뿐만 아니라 관련자들과 공유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한다. 회의록은 이후에 큰 일을 하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고 할 수 있다.


9. 결정된 내용을 추적 관리하지 않는다


리더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결정된 사항들이 잘 진행되도록 모니터링하고 추적 관리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담당자에게만 맡겨 놓고 결과를 확인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리더가 그런 사람이면 해당 업무의 담당자는 일을 수행할 의욕을 잃게 된다. 또한 리더가 진행 현황을 직접 관리하지 않고, 공유도 하지 않는다면 해당 업무의 진행 과정 및 결과 등이 주변 이해관계자들에게 더 이상 전달되지 않아 보상 체계도 모호해진다.


사실 회의에는 위에서 나열한 것들 외에도 훨씬 많은 문제점들이 있다. 그중에서 대표적이라고 생각되는 문제점들과 개선 방향을 짚어 본 것이다. 이후의 글에서 좀 더 깊고 넓게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짚어볼 예정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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