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이해
예약할 때부터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던 곳이다.
1박 가격이 지금까지 묵었던 발리 호텔 대비 거의 세 배 가까이였고, 잘란잘란이나 국내 여행 카페에서도 후기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호시노야’라는 이름값만 믿고 가도 될까 하는 의심이 먼저 들었다.
그럼에도 이번 여행에서 호시노야 발리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했다. 남편의 퇴사를 기념하는 여행이었고,
이번만큼은 남편이 원하는 곳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예약부터 결제까지 전부 본인이 직접 진행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였다.
네 번째 발리, 비교 대상이 많았던 여행
이번이 네 번째 발리 여행이다.
그동안 아야나, 물리아, 파드마 우붓·르기안, 하드락, 마라 리버 사파리, 폰테 빌라까지
여러 스타일의 숙소를 경험해왔다.
그래서인지 호시노야 발리에 도착하자마자
‘있는 것’보다 ‘없는 것’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특히 같은 우붓 지역의 파드마 우붓과 자연스럽게 비교가 됐다.
객실에서 느낀 가장 큰 아쉬움
객실은 미니멀했다.
의도된 비움이라는 건 알겠지만, 생활 편의성은 떨어졌다.
TV가 없다
조명이 상당히 어두워 저녁 8시 이후에는 책 읽기도 쉽지 않다
캐리어 3개를 동시에 펼칠 공간이 나오지 않는다
조용히 쉬기엔 좋지만, 가족 단위 숙박에는 불편한 요소가 분명했다.
수영장은 ‘명상용’에 가까운 느낌
수영장은 세 개가 있지만 구조는 거의 동일하다.
직선형 풀로, 분위기는 통일되어 있다.
풀사이드 바, 레스토랑이 없고 음악도 없다
온수풀이 아니어서 오후가 되면 물이 꽤 차갑다
자쿠지, 튜브, 키즈풀 개념은 사실상 없는 수준
아이와 함께라면 수영장에서 오래 시간을 보내기는 어렵다.
액티비티와 프로그램은 기대 이하
헬스장이나 트래킹 코스는 없다.
요가 프로그램 역시 본격적인 수업이라기보다는
20~30분 정도의 가벼운 스트레칭에 가깝다.
이 가격대의 리조트라면
조금 더 체계적인 웰니스 프로그램을 기대하게 되는데,
그 부분은 확실히 아쉬웠다.
투숙객 분위기, 호불호가 갈릴 지점
한국인 투숙객은 거의 없었다.
직원들도 우리가 한국인이라는 걸 알아채지 못할 정도였다.
서양인도 많지 않고,
주로 중국인 가족 단위 투숙객,
노부모와 성인 자녀가 함께 온 구성이 눈에 띄었다.
한국인이 거의 없다는 점은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확실히 해외에 온 느낌은 나지만,
동시에 ‘검증된 편안함’은 줄어든다.
아이도 “왜 이렇게 사람이 없어?”라고 계속 물었다.
그래도, 이 순간만큼은 좋았다
새벽에 도서관에 나와 혼자 앉아 있었다.
나무 냄새가 은은하게 나고,
멀리서 물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시간만큼은 확실히 이곳의 매력이 느껴졌다.
사람과 마주치는 일이 거의 없고,
자연 속에서 조용히 머무는 공간.
연예인이나 CEO처럼 완전한 고립과 휴식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맞는 곳일지도 모르겠다.
총평
퇴사 기념 여행이라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면
왜 이 가격을 주고 왔을지 계속 따졌을 것 같다.
결론적으로, 신혼부부가 아니라면
굳이 이 비용을 들여 선택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조용함을 극도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추천하고 싶은 숙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