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의 이해
코칭 강의는 비슷비슷할 거라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시작된 이론이고, 국내에 도입된 지도 20여 년이 넘어 이미 체계가 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2월 CiT코칭 연구소에서 들은 3CS 플러스 교육은 조금 달랐다.
특히 3일 차 강의를 맡은 이영혜 코치님의 수업은 시작부터 분위기가 달랐다.
첫 소개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올해 7학년이 됐습니다.”
순간 강의실에서 작은 탄성이 나왔다.
부모님 세대의 연세에 8시간 강의를 또렷하게 진행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설득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연륜이라는 설득력
강의 내내 느낀 것은 ‘연륜’이라는 단어였다.
코칭 기술을 설명하는 방식도 그랬지만,
코치님이 중간중간 던지는 농담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노인네가 차암~ 열심히 산다 봐주세요.”
“피곤하다, 나이 들었다 그런 말 하시면 저는 벌써 관짝 끌고 다녀야 해요.”
나이라는 조건은 때로 핸디캡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그걸 무겁게 끌고 가지 않고, 가볍게 웃음으로 바꿔버리는 태도.
그건 책에서 배울 수 있는 기술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듣는 내내 ‘경험에서 나오는 말’이라는 느낌이 분명했다.
코칭 시연에서 나온 한 문장
수업 중 코칭 시연이 있었다.
한 수강생 자녀와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고,
코치님은 그에게 아이에게 한마디 말을 해보라고 제안했다.
갑작스러운 질문이라 참가자는 쉽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러자 코치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제가 대신 말해봐도 괜찮을까요?”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야, 너는 내 생명이다. 이렇게 내 옆에 살아줘서 고맙다.”
순간 강의실 공기가 달라졌다.
탄복이라는 말이 딱 맞았다.
저 문장은 아마 글로만 보면 단순하다.
하지만 그 말이 나오는 방식과 온도에는 경험이 만든 공감이 담겨 있었다.
솔직히 나는 저 말을 외워서 한다고 해도 저렇게 자연스럽게 말하지 못했을 것 같다.
특히 아직 육아 경력이 짧은 초보 엄마 입장이라 더더욱 그렇다.
그날 떠올랐던 오래된 기억
강의를 듣는 동안 오래전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십수 년 전 Stanford University에서 들었던 벡텔 수업이다.
은퇴 교사들이 유학생 가족, 배우자들을 위해 무료로 진행하던 프로그램이었는데, 미국과 캘리포니아 지역의 역사, 시사, 여행정보, Reading & Writing 등 그 과목도 다양하게 편성되었다. 가장 젊은 선생님이 60대였고 최고령 선생님은 80대 중반이었다.
그 연세에 직접 운전해서 학교에 오시고, 또 몇 시간씩 수업을 진행하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당시 나는 그런 생각을 했었다.
'경험 많은 어른들의 지혜가 여전히 사회에서 쓰이고 있구나.'
한국에서는 그 연배의 분들은 대부분 요양원이나
집 안에서 시간을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코칭도 결국 사람의 이야기
이영혜 코치님의 강의를 들으며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코칭은 기술 이전에 사람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륜이 쌓인 사람이 가진 시선,
그리고 그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공감.
그건 매뉴얼만으로는 만들기 어렵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우리 사회에서도 경험 많은 코치들이 현장에서
더 오래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
이영혜 코치님 같은 분들이야말로 코칭이라는 일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사람들일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