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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드림폴 Jan 20. 2019

동동이가 으르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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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개, 동동이는 요즘 병원에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한 달 전쯤 산책을 하다가 갑자기 풀썩 주저 앉아 뒷다리 하나를 쓰지 못해 병원에 갔는데 십자인대가 찢어졌다고 하는 거예요. 여전히 다친 다리를 들고 세 발로 다니지만 다행히 낫고 있어 요즘은 가끔씩 다친 다리를 바닥에 딛기도 합니다. 수의사 선생님은 완전히 회복은 어렵지만 다시 네 다리로 걸을 수 있다고 말씀 하시네요.


그런데 동동이를 병원에 데려가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눈치가 빠른지 병원에 가려고만 하면 집 밖으로 안나가려고 버둥대고 어렵사리 밖으로  데리고 나와도 한 걸음 떼기가 어렵습니다. 겨우 겨우 병원에 도착하면 더 난리가 납니다. 간호사 선생님이나 수의사 선생님만 보이면  으르렁 거리며 큰 소리로 짖어대는 통에 꼭 붙들고 있어야 하는데 여간 당황스럽고 난감한 것이 아닙니다. 


아니, 자신의 병을 치료해 주는 의사 선생님을 왜 그리도 싫어하고 무서워 할까요? 참 답답하고 야속합니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동동이 입장에서는 병원에 오는 것이 무섭고 싫을 것도 같습니다. 병원에 오기만 하면 아픈 주사를 맞고 먹기 싫은 약을 먹고 더우기 살을 찢고  꿰메는 수술도 하고 거기에 주인도 입원을 시키느라 자신을 병원에 혼자 두고 가버렸으니 무슨 상황인지 이해하지 못할 동동이는 외롭고 무섭고 아픈 기억만 가지고 있을 겁니다. 그 아프고 힘든 과정을 겪어야만 다시 제대로 걸을 수 있게 회복이 된다는 것을 모르는 채로요. 동동이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해 주고 동동이가 알아 들을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면 아픈 치료과정을 더 잘 참아낼 수도 있고 의사 선생님을 오해하여 으르렁 거리며 짖어대지도 않을 텐데요. 아니, 오히려 자신이 다시 잘 걸을 수 있게 치료해 주는 의사 선생님에게 고마워 할지도 모를 일이죠.


이런 동동이를 보면서 하나님을 바라보는 우리도 동동이와 같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우리를 회복시키시려고 깎아내고 다듬으시는 건데 그래서 아픈 건데, 치료되고 회복되는 줄을  미처 알지 못하고 그 아픔에만 집중하여 하나님을 원망하고  넘어지는 우리가,  치료 받는 것도 모르고 으르렁 거리며 짖어대는 동동이와 같은 것은 아닐까요? 


아플 때, 그 아픔을 참기가 힘들 때 그것을 통해 나를 회복시키시고 이루어 가실 하나님의 선한 뜻을 생각하면서 아픔이 아닌 하나님께 집중해야겠습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18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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