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미워한 적 있습니다.

미워했던 마음을 글로 쓰는 법

by 시선과 이유

누군가를 미워한 적 있습니다.



왜 저 사람은 내 주위에 있는 걸까, 안 보고 살 수는 없을까를 매일 고민했었지요. 오래전 회사에 다닐 때 일입니다. 일보다는 회사 조직 내 정치에 능하여 한 시간에 한 번씩 담배 피우러 다니고, 야근보다는 회식 자리 끼는 걸 더 좋아했던 사람이었어요. 안 보고 지내면 좋으련만 하는 프로젝트마다 연결이 되어 같이 하게 되어 몇 년을 스트레스받았었습니다. 그 사람 때문에 회사 가기 싫을 정도였고요. 너무 밉다 보니 나중에 내 아이가 그 사람을 닮을까 봐 걱정도 했어요. 왜 그런 말 있잖아요. 누군가를 미워하면 내 자식이 그 사람을 닮는다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그 사람에게도 배울 점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람들과 어떤 이야기든지 나눌 수 있는 언어능력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듣기에 좋은 목소리, 좋은 말투는 아니었지만 그는 어떤 대화든지 다 끼어들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담배 피우는 자리에서도, 술 마시는 자리에서도, 회의 시간에서도 자기 이야기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었던 거겠지요.



hate-8517752_1280.png


글을 쓰다 보니 그럴 수도 있다. 아닐 수도 있다, 틀릴 수도 있다고 편안히 받아들이는 태도가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지 않았을 때는 미운 사람을 보면 감정이 솟구쳤고요. 그가 잘 되는 꼴을 보면 위협을 느끼곤 했습니다. 그때 글을 썼다면 욕만 했을 것 같아요. 그러나 글이라는 건 욕만 하고 끝나기보다 오히려 그도 그럴 수 있었겠다고 써야 마음이 편해지는 것 같습니다.



글을 쓰지 않았을 때는 몰랐습니다. 그저 미워하기만 했고요. 결국 저는 회사를 그만두었어요. 그 사람 때문은 아니었지만, 그만두었을 때 더 이상 안 봐도 되어서 속 시원했습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해 보니 그때도 글을 썼더라면 좋았겠습니다. 성장형 사고방식을 배울 수 있었을 테니까요. 성장형 사고방식이란 능력이 고정된 것이 아니라 노력과 경험을 통해 변화하고 성장할 수 있는 생각을 의미합니다.



성장형 사고를 하면 누군가를 미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에 어떻게 해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미워했던 경험을 글로 쓰면서 스스로 성장하게 되는 거지요.



쉽지는 않은 일일 겁니다. 그럼에도 나쁜 놈이라고 욕만 하고 끝나는 것보다는 그 사람을 내가 왜 미워하는지, 그 사람에게 배울 점은 없는지, 그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하며 글을 쓴다면 나 자신을 조금 더 이해하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summer-4798291_1280.jpg


작가의 이전글노년의 절망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