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 설명회 시기이다. 대부분 평일에 설명회가 진행되어서 그동안 참석하지 못했었다. 아이가 알아서 잘 준비하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이유도 있다. 친한 엄마 통해 내용을 전달받고는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학교 탐방이 있다는 공지를 보았다. 아이가 영재원 수업으로 다녔던 학교이지만, 가본 적은 없었다. 그동안 일하느라 너무 무심했나 싶은 생각이 들더라. 한 번 정도는 입학 설명회를 들어보고 싶기도 했다. 갑자기이긴 하지만 수업을 취소하고 다녀왔다. 1차, 2차에 걸쳐 진행을 하는 일정인데 400명씩 총 800명 자리가 가득 차 있었다. 나만 무심한 엄마였나. 뒤늦게 가기로 한터라 겨우 빈자리 예약해서 앉았다.
경쟁률이 높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강당을 메운 학부모들과 교복 입은 아이들을 보니 느낌이 이상했다. 교장 선생님 인사말에 이어 입학 안내를 해 주는 선생님 설명이 이어질 때 여기저기 카메라 셔터 소리가 들렸다. 영상 촬영하는 분도 계시더라. 입학 설명회면 학부모들이 많이 참여하는 거라 생각했는데 학교 탐방이 있어서인지 교복 입은 아이들도 꽤 눈에 띄었다.
아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참여를 하였을지 궁금했다. 기숙사 등을 둘러보면서 그들의 대화를 잠시 엿들었다. 앞뒤로 걸어가다 보니 자연스레 들렸다. 어느 학교가 더 좋은지, 학교에 가게 되면 기숙사 생활은 어떻게 할지 아이들 목소리가 설레는 듯 들렸다.
엄마인 나는 아직 기숙사에 보낼 마음의 준비는 덜 되었나 보다. 기숙사를 보니 마음이 이상했다. 공부하지 않고 게임하는 모습 보느니 기숙사 생활이 더 낫다는 선배 엄마들의 얘기도 생각나기도 했고. 주말에만 아이 얼굴을 보게 되면 어떤 느낌일까?
고등학교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의 마음은 어떨지도 궁금하다. 내색은 전혀 하지 않지만, 이런저런 생각 들겠지. 엄마인 내가 보는 모습은 게임하는 모습이 더 많지만, 아이 나름대로 계획도 세우고, 공부도 한다는 건 알고 있다. 이제는 일일이 챙겨주지 않아도 스스로 하는 게 더 많다.
평소에 대화 나눌 시간 그리 많지 않다. 요즘은 가끔 실험 수업 이야기를 한다. 실험하다 생기는 재밌는 상황 얘기해 주면 같이 웃는 정도지만. 알아서 하는 편이라 믿고 기다려주려 한다. 간섭 안 하고 믿고 기다려주는 게 도움 되는 것 같다. 이래놓고 잔소리 또 하긴 하지만.
자기소개서 준비 시작했다 한다. 자기소개서도 온전히 아이이 몫이다. 전적으로 아이가 써야 한다. 문장 정도 봐줄 수 있으려나. 과학, 수학 내용이라서 도와줄 수 없기도 하다.
얼마 전 국어 수행평가로 한강 작가님의 소년이 온다 독서기록을 썼다 한다. 이 또한 아이가 어찌어찌하더라. 그저 인상적인 장면이 어떻다는 한 마디 나누었던 게 다이다. 글을 쓰는 건 아이의 역할이다.
이제 아이는 스스로 준비하고 엄마인 나는 옆에서 지켜보는 역할을 하고 있다. 마음만은 따라다니며 좀 더 적극적으로 치맛바람을 날리고 싶지만 그럴 역량도 되지 않을뿐더러 그게 아이를 위한 일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부모로서 해 줄 수 있는 일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저 믿어주고 기다려 주는 일이 크다. 자신의 길을 준비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겠다. 게임하는 모습 보면 자꾸 잔소리가 올라오지만 참는다.
결과는 어찌 될지 모른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에서 아이가 배우는 점이 많으리라 생각하고 있다. 아이의 모습을 지켜보는 게 할 수 있는 일의 대부분이다. 괜히 싸우지 말고 지켜보며 마음이나 잘 다스려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