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책을 읽어도 기억이 나지 않을까?
책을 잘 읽고 싶었습니다. 20대부터 책을 읽은 것 같습니다. 완독을 하거나 치열하게 읽지는 못했어도 책을 들고 다녔던 것 같습니다. 대학 동아리에서 매주 독서 세미나도 했고요. 심심할 때 도서관에 가거나 서점에 자주 갔습니다. 젊은 시절 친구들과 약속이 있거나 하면 책 선물을 주는 걸 좋아했고, 가방에 책은 늘 들고 다녔어요. 그 책을 다 읽지는 않았지만 말입니다. 그게 문제였을 수도 있어요. 책을 좋아한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치열하게 읽지 않았고, 제대로 읽지 않았던 거지요.
'왜 책을 읽어도 나중에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날까? '이런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책이 인생을 바꾼다고 하던데요. 저는 그렇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었거든요.
물론 꾸준히 읽은 건 아니었어요. 회사 다닐 때는 직장에서 야근을 많이 하던 기획 파트였기에 바쁠 때는 책을 읽을 틈이 없었고요. 20~30대 때는 노느라 책을 멀리했던 시간도 길었어요. 그러다가 아이를 낳고 겨우 책 읽는 삶으로 돌아왔습니다. 30대 중후반부터 다시 책과 가까워졌지만, 일과 육아에 치이면서 책에 집중하기는 쉽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독서논술 지도 일을 하면서 어린이책을 많이 읽다 보니 어른 책을 더 읽고 싶은 마음이 생겼지만, 바쁘다는 핑계를 많이 대곤 했습니다.
그럼에도 30대 중후반 이후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제 삶에는 조금씩의 변화가 생겼습니다. 독서가 취미로서가 아니고, 제 생각을 바꾸었던 거지요. 책을 읽었더니 뭔가를 도전하게 되었고, 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지금은 삶의 방향이 많이 바뀌었습니다. 주어진 일만 하던 제가, 이제는 새로운 일을 주도적으로 많이 만들고 있으니까요. 독서교실에서 아이들 가르치는 일만 할 것 같았던 제가 이제는 다른 사람 앞에서 글쓰기와 독서법을 강의하는 사람이 되었으니 책을 읽고 삶이 변한 건 맞는 것 같습니다.
독서가 인생을 바꾸는 이유 5가지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첫 번째, 생각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책을 읽는 건 압축된 지식을 읽는 일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가 오랜 시간을 들여 쓴 책일 겁니다. 인생이 담겨있을 수도 있고, 깨달음이나 연구한 내용이 들어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한 내용을 종이책 몇 페이지로 읽는 겁니다. 오랜 노력이 몇 시간 안에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것과 같습니다.
유튜브나 영상에서는 흘러가는 정보를 제공하지만 책은 깊이 있는 내용을 제공합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 보면 생각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나이 많으신 어른분께 가르침을 받은 것과도 같은 효과 같습니다.
책을 읽는 사람과 읽지 않는 사람과의 차이는 '생각'인 것 같습니다. 한 번 더 생각하느냐, 다른 관점에서 생각하느냐의 차이가 있지 않는가 생각해 봅니다.
두 번째,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합니다.
책 속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모습이 있습니다. 소설에는 복잡한 갈등 구조, 인물들의 모습이 나옵니다. 에세이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저자의 경험이 담겨 있습니다. 자기 계발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정보가 들어가 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생각해 보기도 하고요. 실패담에서 예전의 내 모습을 찾게 되기도 합니다.
세 번째, 언어의 폭이 넓어집니다.
책을 읽으면 어휘력이 늘어납니다. 어휘를 많이 아는 차원이 아니라요. 언어의 폭이 넓어지면 생각하는 범위도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짜증 난다'라고 표현하는 대신에 '아쉽다. 연습이 필요하다'의 표현으로 바꾸어 쓸 수 있습니다. 다른 언어만 선택해도 감정이 폭발하지 않고 차분해지기도 합니다.
'나는 원래 게을러'라고 말하기보다 '나는 천천히 하는 사람이야. 하지만 멈추지 않고 할 거야.'라고 하면 언어의 틀을 바꾸게 됩니다.
네 번째, 위로와 용기를 얻습니다.
당연하고도 뻔한 이야기지만요. 책을 읽으면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책 속에는 훌륭한 경험만 나오는 게 아닙니다. 어렵고 힘들었던 경험이나 이야기를 읽으면 잘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과 용기가 생깁니다.
힘들거나 지칠 때 책 속 문장에서 위로를 얻는 경험을 해 볼 수 있습니다.
다섯 번째, 방향을 찾게 해 줍니다.
지금 뭘 해야 하는지 모르겠을 때, 방향이 흔들릴 때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20~30대 때는 그때의 고민이 있었어요. 학업, 취업, 진로, 인간관계의 고민이 그러했고요. 40~50대가 되니 또 고민이 있습니다. 가족, 경제, 건강, 노후, 자녀 문제 등이 그렇죠.
책 속의 상황이 내 상황과 똑같지는 않습니다. 그저 힌트를 얻을 뿐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싶고 편안해지고 싶을 때 책을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책을 읽는 건 무엇보다도 꾸준한 게 필요한 것 같습니다. 여기에 하나를 더 하자면 잘 읽고 제대로 읽는 일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저는 독서의 필요성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들 독서지도를 하고 있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읽을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하는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책을 요약하고 정리하는 방법을 공부하고자 얼마 전에는 《요약 독서법 전문 강사 과정》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었지요.
독서가 쉽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책을 잘 읽는 사람은 언젠가는 변화합니다. 생각을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