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와 밥

지구가 끓고 있다. 기후 위기 속 밥 한 끼

by 시선과 이유

비가 오지 않는 장마란다. 장마는커녕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다. 6월에 장마가 끝나고, 7월 초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 예보보다 더 덥다. 폭염으로 인해 쌀 생산량이 줄어들고 있는 걸 알고 있는가? 아이들 수업에서 기후 위기와 지구 온난화를 이야기하고 있지만 심각성을 몸으로 느끼고 있지는 못하고 있는 터였다.



식량 위기라는 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우리 선조들은 농사 기술이 부족하여 늘 식량 위기에 처해 있었다. 그렇기에 하늘에 제사를 올리며 풍년을 빌고, 별자리를 보며 농사의 운을 점쳤다. 하늘을 올려다보며 농사가 잘 되기를 빌었던 시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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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대왕은 앙부일구와 측우기를 개발하고, <농사직설>을 편찬하면서 농업 지식을 전파했다. 그리하여 굶어 죽는 백성이 많이 줄었다고 한다. 그에 비하면 요즘은 엄청난 기술 발전으로 식량 위기라는 말은 없어야 하겠다. 그러나 우리가 알게 모르게 식량 문제는 늘 우리 곁에 있다.



기후 위기는 식탁을 위협한다. 농사지을 땅이 부족해지고 있고, 폭염, 고온으로 일본과 말레이시아는 쌀 생산량이 부족하여 쌀 가격이 오르고 있다 한다. 쌀 수급 위기의 원인으로는 폭염의 영향이 크다. 특히 일본에서는 쌀 가격이 1년 만에 두 배로 급등했다.



옆나라 이야기만은 아닐 거다. 우리나라에도 곧 닥칠 문제일 거다. 연일 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날이 더워도 밥은 먹어야 한다. 온 가족이 함께 있는 주말에는 하루 세끼 차려 먹는 일도 곤욕이다. 음식을 하려면 불을 써야 하고, 불을 쓰면 집안의 온도가 금세 올라간다. 음식을 하는 동안에는 에어컨도 꺼야 해서 더운 여름 밥해 먹는 일이 녹록지 않다.



요리를 즐겨하지 않지만 아이들 밥은 챙겨야 한다. 어제는 첫째 시험 기간이라 몸에 좋은 거라도 하나 먹여야 하지 않나 싶어 수육 메뉴를 선택했다. 인덕션으로 바꾼 지 벌써 몇 해지만 인덕션용 압력 밥솥 구매를 미루고 있는 터라 솥에 몇 시간을 삶는 방식으로 수육을 끓여냈다. 솥이 하는 일이지만 열기는 그대로 몸으로 전해졌다. 하루 종일 더웠다.



예상보다 더 삶았던가. 푹 삶은 고기가 생각보다 맛있게 되어 한 끼 잘 차려 먹었다. 먹고 나서 남은 건 설거지. 고기 하나 삶았을 뿐인데 설거지 거리는 왜 이리 많은지. 하루의 에너지를 다 썼다.



기후 위기와 식량 위기가 우리를 위협하지만 어제는 수육 솥이 나를 위협했다. 농사짓는 일이 하늘의 뜻이라며 기도하던 선조들의 마음으로 더운 여름 불평불만은 내려놓는다. 하늘을 바라보며 풍년을 빌고 굶주림을 걱정하며 하루를 견뎠던 조상들의 마음을 생각하자. 오늘만큼은 불평을 내려놓는다. 더운 여름, 수육 한 접시를 내놓았다. 덥다 불평하지 말고, 밥 하기 싫다 투덜대지 말자. 기후 위기 속 밥 한 끼 차려낼 수 있어 감사한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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