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책등과 표지의 느낌, 스토너에 나온 문장

책을 조심스럽게 읽으려는 설렘 기억하기

by 시선과 이유

북적북적 인문고전 독서모임 6기는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로 정했습니다. 북적북적 인문고전 독서모임은 ZOOM 없이 하는 독서모임입니다. 고전을 읽고 싶기는 하나, 혼자 읽기 어려운 저 같은 사람이 있지 않을까 싶어 만들었어요.



《스토너》는 1965년 출간되었다가 인기를 얻었고요. 잊혔다가 50년 만에 다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4년에 출간되었다가 최근 들어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왜 인기가 있을지 계속해서 궁금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읽어볼 수 있어 좋습니다.



스토너는 미국 시골 마을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습니다. 농과대학에 입학했지만 영문학 수업에서 셰익스피어 소네트 수업을 계기로 영문학 전공으로 변경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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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읽은 문장 하나 기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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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낯선 책등과 표지의 느낌, 그의 손길에 전혀 반항하지 않는 종이의 느낌에 손이 찌릿찌릿했다. 그러고는 책을 뒤적이며 여기저기에서 한 문단씩 읽어보았다. 책장을 넘기는 뻣뻣한 손가락은 이토록 수고스럽게 펼친 책을 서투르게 다루다가 찢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듯이 조심스레 움직였다.



도서관에 가면 낯설게 느껴지는 책등을 읽어보며 책을 고릅니다. 책등만 봐도 제목과 느낌이 좋아 꺼내어 읽고 싶은 책들이 있어요. 그렇게 한두 권 꺼냈다가 내용도 괜찮으면 대여해서 집으로 오곤 했습니다. 이렇게 책을 빌리는 방식을 좋아했는데요.



요즘에는 미리 상호대차해서 책을 빌려오거나 온라인 구매를 하다 보니 서점에 자주 가지 않게 되네요. 아이들 어렸을 때는 일부러라도 갔었는데 점점 도서관과 서점 가는 횟수가 줄어듭니다. 도서관에 가도 책 반납하고 대여하고 바로 나오게 되니까요.



대학에 다닐 때 학교 도서관 사서 아르바이트를 했었는데요. 책 정리하는 기분이 좋았습니다. 이 책 저책 꽂았다 뺐다 하는 것도 좋았고요. 스토너는 집안 형편이 어려운 상태에서 아버지의 농사일을 돕기 위해 대학을 간 거였습니다. 이 장면은 스토너가 영문과로 전공을 바꾸려는 내용이 시작되는 부분 같습니다. 책에 대한 설렘은 표현한 거겠지요.



낯선 책등과 표지의 느낌, 책을 조심스럽게 읽으려는 설렘을 기억해야겠다 생각들었어요. 어제 독서법 강의에서 "우리는 늘 책을 구매하고 처음 받아본 순간만 즐거워한다."라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정말로 그랬던 적 많았습니다. 설레는 느낌이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이어진다면 독서법을 배울 일도 없겠지요.



책 한 권 전체를 정독하기 어렵다면 책을 처음 만날 때의 설렘이라도 오래 남겨야겠습니다. 마음에 드는 문장이 있다면 기억하고, 어떻게 적용할지 연습해 보는 걸로요. 스토너는 "책을 서투르게 다루다가 찢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듯이 조심스레" 책을 읽었어요. 마치 아기를 다루듯 살살 다루되 책에서 딱 한 가지라도 얻어 갈 수 있도록 집중하며 읽을 수 있는 걸 배우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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