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리더라도 꾸준히
존 윌리엄스의 《스토너》에는 "자네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사람이 되기로 선택했는지, 자신이 하는 일의 의미가 무엇인지 잊으면 안 되네. 인류가 겪은 전쟁과 패배와 승리 중에는 군대와 상관없는 것도 있어. 그런 것들은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지. 앞으로 어떻게 할지 결정할 때 이 점을 명심하게."라는 말이 나옵니다.
스토너가 전쟁에 참전을 할 건지 조언을 구할 때 교수님이 해 준 이야기입니다. 전쟁에 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본질적인 질문을 던지는 게 필요합니다.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내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저는 읽기와 쓰기를 좋아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걸 좋아합니다. 책을 읽는 건 경험을 만나는 일이다. 평소에 경험해 볼 수 없는 일들을 책에서 만납니다. 독서 속도가 느려 다독을 하지는 못합니다. 한 페이지를 읽는 데도 오래 걸리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몇 번이고 다시 읽어야 하거든요. 하지만 다독을 못 해도 책을 좋아하는 건 맞으니까요. 느리게 읽는다고 해서 책과의 만남이 덜 의미 있는 건 아닐 겁니다. 천천히 읽기 때문에 얻는 것들이 있습니다.
쓰는 건 읽기의 연장선입니다. 머릿속에 맴돌던 생각을 정리할 수 있는 도구이지요. 처음에는 무엇을 써야 할지 막막했습니다. 빈 종이를 두고 머뭇거린 적도 많았지요. 쓰다 보면 혼란스럽던 내용이 정리가 되고, 하고 싶은 말들이 생각나곤 했습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소통하는 겁니다.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다 보면 저도 성장하곤 합니다. 어떻게 하면 더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다 보면 저도 배우게 되는 거지요.
읽기, 쓰기, 가르치기는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스토너》에 나온 것처럼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전쟁들이 있습니다. 일상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모두 삶을 변화시키는 행동입니다. 읽고, 쓰고, 가르치며 살고자 합니다. 이것이 나의 재능이자 관심사이며 동시에 사명입니다.
읽고, 쓰고, 가르치고 살고 싶다. 느리더라도 꾸준히 내가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소통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