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어려움을 꺼내는 과정
개인 저서 두 권, 공저 네 권 출간했습니다. 작가가 되었다는 설렘도 있었지만, 나를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습니다.
브런치스토리에 처음 연재한 브런치 북은 아버지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공무원에서 사업가로, 사업가에서 지하철 택배 노동자로 살다 간 아버지 이야기였어요. 아버지에 대한 감정은 애환입니다. 먼지 날리는 지하철에 서류 뭉치 들고 오고 가느라 일흔 넘은 연세에도 누구보다 바쁘게 살다 손 쓸 틈도 없이 곁을 떠나셨습니다. 지하철은 폐쇄적인 공간입니다. 폐가 좋지 않은 아버지에게는 치명적이었을 터입니다. 아버지만 생각하면 지금도 목이 아파집니다.
아버지를 떠올리며 쓰느라 처음 쓴 브런치 북은 감정을 뱉어내는 데 급급했습니다. 아버지의 이야기라 가볍게 쓰고 싶지 않았는데 글이 마음처럼 되지 않았습니다. 브런치에는 글 잘 쓰는 사람이 모여 있는 듯했습니다. 내 마음을 좀 더 잘 표현할 수는 없을까? 아버지에 대한 내 생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들여다볼 수는 없을까? 글을 쓰고 나서도 아쉬운 마음이 계속 남았습니다. 내가 가진 슬픔이 잘 표현되지 않은 것 같았고, 아버지 삶의 의미를 잘 표현하지 못한 건 아닐까 걱정도 되었습니다. 나의 감정을 표현하는 어휘나 문장을 찾고 싶었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았어요.
아버지 이야기뿐 아니라 나를 표현하는 글 자체가 쉽지는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나를 표현한다는 걸 어렵게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를 표현한다고 해서 일대기 순으로 19OO 년에 태어난 OOO입니다로 글을 쓸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꿨습니다. 글쓰기는 나의 어려움을 표현하는 과정이므로 글 쓰며 나에게 있는 그대로 써도 괜찮다고 말해주려고 합니다. 잘 쓰지 못한 글을 쓴다고 해서 움츠러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의 방법은 내가 겪은 어려움과 고난을 솔직하게 꺼내는 겁니다. 누구에게나 힘든 시간이 있고,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목표를 세웠다가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며 극복해 낸 과정을 쓰는 게 나를 드러내는 글쓰기인 겁니다.
나를 드러내는 일은 어렵습니다. 내용을 구체적으로 표현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글쓰기는 쉽지 않습니다. 글을 쓰는 건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입니다. 슬펐던 과거나 힘들었던 이야기를 꺼내놓지 않으면 어떻게 글을 쓸 수 있겠어요. 나를 드러내는 게 어렵다고 해서 멈춰서는 안 된고 생각듭니다. 글쓰기는 어려움을 꺼내는 과정이고 나를 알아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렵기 때문에 더 쓰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