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불안한 건 아닐까?

불안하지만 멈추지 않는다

by 시선과 이유

중, 고등학교 시절 발표를 해야 할 일이 있으면 지나치게 긴장하곤 했습니다. 발표하다가 틀리거나 잘못 말하지 않을까 싶어 걱정이 많았어요. 선생님은 출석 번호에 따라 발표를 시키거나, 날짜별로 발표를 하게 했습니다. 3일이면 3번, 13번, 23번 등이 발표를 하는 식이었지요. 번호가 해당이 되어 다가오는 순서가 될 때면 발표 직전까지 두근두근 댔습니다.



스무 살이 되어 학교를 다니고 취업을 했을 때는 이런 현상이 사라졌습니다. 사라진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레젠테이션을 하거나 업체 미팅을 해야 할 때 잘 준비해서 하면 원하는 성과가 나오곤 했고, 프로젝트도 잘 이끌어 갈 수 있었어요. 그러니 불안을 극복한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은 후 공부방에서 아이들을 가르쳤습니다. 집에만 있는 생활을 오래 해서였을까요? 원래 불안이 많은 성격으로 돌아갔습니다. 어쩌면 예전보다 더 심해진 것 같기도 해요. 지켜야 할 것들이 많아져서 인지, 나이가 들어서인지 불안은 끝이 없이 쌓여만 갔습니다. 이후 SNS를 하면서는 불안과의 싸움도 동시에 시작된 것 같습니다.



강의를 들으러 가거나 배우러 가는 시도를 여러 번 해야 했습니다. 사람들 앞에 서면 말문이 막히고 주눅 들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때도 많았습니다. 무엇이 그토록 두려웠던 것일까요? 책을 출간하고 유튜브 촬영을 하거나 인터뷰 영상을 찍을 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무리 원고를 준비하고, 연습을 해도 막상 실전으로 해야 하는 날이 되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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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의 영역에서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해야 성장하리라 생각했습니다. 아직 부족한 점 많다 하더라도 읽기와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책을 읽거나 글 쓰는 걸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두려워하는 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이러한 연결고리를 놓치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는데 왜 주눅 들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질문을 계속했습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심호흡하는 게 중요했습니다.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불안을 다루는 방법을 터득해야겠지요. 우선 제가 불안하다는 걸 인정하는 겁니다. 발표에 대한 불안이나 사람들 앞에서 저를 표현하기 어려워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는 견딜 만한 수준으로 낮추도록 하는 게 필요했습니다.



다음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일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겁니다.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 생각했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걸 통해 나눌 수 있고, 즐거운 마음과 터득한 방법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잘하기 때문에 알려주는 게 아니라 제가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걸 함께 한다는 차원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마음을 먹으니 불안이 조금씩 줄어들었습니다.



지나치게 불안한 건 아닐까 여전히 묻습니다. 그러나 불안은 저를 방해하는 동시에 저를 움직이는 힘이 되기도 합니다. 불안 덕분에 더 준비하고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불안은 사라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길들이고 함께 살아가야 하는 감정일지도 모릅니다.



불안을 안고도 나아갈 수 있다면 이미 성장하고 있다는 의미일 겁니다. 중요한 건 불안을 없애려 안간힘 쓰는 게 아니라 불안과 나란히 걸어가며 좋아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 것입니다. 오늘도 불안과 함께이지만 앞으로도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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