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전히 책을 펼쳐야 하는가?
할 줄 아는 게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가끔 친구를 만나도 육아를 하느라 각자 아이를 보러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기 일쑤였습니다. 두 아이가 어렸을 때 할 수 있었던 거라고는 도서관에서 책 빌려오고 반납하는 걸 반복하면서 책을 읽는 거였습니다. 내용 자체에 대한 이해보다 책을 쓴 작가의 경험에 관심이 갔습니다. 이 작가는 이런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이렇게 책을 썼구나! 나도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나도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게 될까?' 책을 읽으며 계속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책에서 밑줄 그은 문장을 필사했습니다. 아이들 어릴 때는 육아서 여러 권을 쌓아 놓고 읽으며 방법을 찾았습니다. 좋은 엄마의 기준은 많았습니다. 그중에서도 제가 적용할 부분을 찾았습니다.
인공지능이 많은 걸 해결해 준다 해도 책이 주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연히 인공지능은 정보를 수집하는 데 탁월합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자기에게 필요한 부분을 찾는 건 책을 읽는 사람만이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책을 읽으며 문장을 수집할 수 있습니다. 수집한 문장들은 글감이 됩니다. 주요 문장을 찾아 요약을 합니다. 하루중 15분이라도 시간을 내어 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니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전에는 뭐든 3일을 지속하기힘든 사람이었습니다. 이제는 조금씩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생긴 것 같습니다. 책을 읽어서 가능하게 된 일이네요.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세 가지로 정리해 봅니다. 첫째, 책은 자기를 비춥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읽으면서 이 문장을 어떻게 적용할지 연결해 보는 겁니다. 왜 이 문장에 밑줄을 그었는지를 생각해 보며 경험을 정리해 볼 수 있습니다. 내항인은 혼자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책을 읽으면 혼자 시간을 보내며 나를 돌아보는 게 가능합니다.
둘째, 세상이 속도를 조절하기 위해서입니다. 인공지능과 숏폼으로 빠른 세상이 되었습니다. 책은 멈출 수 있게 해 줍니다. 밑줄을 긋느라 연필을 꺼내고, 포스트잇을 붙이느라 머무르며, 필사하느라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멈추게 됩니다. 빠른 세상이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멈출 수 있습니다.
셋째, 책을 읽으면 연결될 수 있습니다. 책을 쓴 작가의 경험과 연결이 됩니다. 넓은 관점으로 확장이 되는 겁니다. 사람들과 직접 관계를 맺지 않아도 연결이 가능한 겁니다. 물론 직접 만나서 소통하는 일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책을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여전히 책을 펼쳐야 할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