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면 치유가 되는 건 맞을까?

by 시선과 이유

교육회사에 다녔습니다. 직장생활 15년 후 독서논술교사로 직업을 변경했습니다. 이유는 아이들을 직접 돌보기 위해서였습니다. 언제까지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을 수는 없었거든요.



그렇게 해서 본격적으로 워킹맘이 되었습니다. 친정 엄마의 도움을 받는 것과 전적으로 두 아이를 돌보며 일을 하는 건 차원이 다른 문제였습니다. 육아가 버겁기도 했지만, 이대로 내 삶이 괜찮은가라는 끊임없는 물음표가 생겼습니다. 20대와 30대는 나 혼자 열심히 하면 되는 때였습니다. 노력해서 직장을 이직한다거나 조금 더 높은 연봉을 받기 위해 노력한다거나 자격증을 공부하거나 대학원에 다니는 등의 노력 말입니다.



한데 워킹맘이 되고나서부터는 열심히 한다라는 기준이 나를 위한 게 아니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일을 계속해야 했고,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버티는 날도 이어졌습니다. 일이 끝나고 그제야 두 아이를 안아주며 허겁지겁 늦은 저녁을 챙겨 먹었던 때. 하루하루는 열심히 살았지만 미래가 불안하고 답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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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위해 뭔가를 하고 싶었고, 미래를 위해 뭔가를 준비해야 하지 않는가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해서 시작된 게 독서였습니다. 책 속에서는 매일 작은 습관이 큰 변화를 만들어 준다고 했고, 매일 조금씩 좋아지는 게 인생 전체를 나은 모습으로 바꿔준다고 했습니다. 현재가 불안했기에 책에 매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 하나의 선택으로 글쓰기도 있었습니다. 글을 쓸 줄 모르기에 블로그에 서평부터 올리기 시작했고, 글쓰기 수업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면 불안한 마음을 누를 수 있고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치유가 되는 걸까요? 글 쓴다고 해서 당장의 불안이나 고통이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대신 다른 각도에서 고민하게 해 주었습니다. 여전히 육아 중이고, 노후나 미래에 대한 불안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달라진 점은 예전처럼 불안해하거나 힘들어하기만 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불안을 딛고 현재를 살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로 현재의 불안이 사라지진 않았습니다. 허나 불안이 나를 집어삼키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불안해서 발을 동동 거리지만 불안하니까 더 열심히 책 읽고 글 쓰려고 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으면 더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글 쓴다고 치유가 되는 건 아닙니다. 불안하니 직면할 뿐입니다. 내가 지금 왜 불안한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한 글자씩 적는 겁니다. 그러고 나면 당장 뭐부터 해야 할지 하나 정도는 생각이 납니다. 그렇게 글 쓰며 불안을 안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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