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약하고 보잘 것 없지만, 사랑스러운 인간아

운전을 하고 오면서 지나간 날들을 잠시 떠올린다.

참 그러고 보면 힘든 일만 골라서 하고는, 힘들다는 걸 입에 달고 살아온 나였던 것 같은데,

이제와서 보니 그런 것들이 모두 나에게 자양분이 되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걸 잘 모르고 살았다.

그저 그런 일들을 불평만 했을 뿐 감사할 줄 모르는 나약하고 투덜대기만 하는 인간 중에 하나인 나.

쉽게 감사함을 느낄 법도 한데, 굳이 그걸 받아내리지 못하고 밀어내기만 한 철없는 어른.

하지만, 오늘도 그러고 있는 한심하기 짝이 없는 남자 아빠 남편.

그런 내가 그래도 참 좋다.

거울을 보면 어이없이 한참을 볼 때가 있는데, 그렇게 또 사랑스러울 수가 없다.

내가 싫을 때는 남들과 비교하면서 나 자신을 깍아내릴 때이고, 내가 좋아질 때는 작지만 새로운 변화를 위해 도전하고 성취해 나가는 삶을 찾는 모습에서이다.

나 자신과 한없이 사랑에 빠져 허우적대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밀치고 달아난다.

남들과 비교하는 삶에서 얻어지는 것이란 그저 내가 잘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불필요한 소회를 끄집어내는 일 뿐일텐데,

왜 그토록 비교하는 것이 잘 사라지지 않는 것일까.

그러기에 인간이라지만, 천천히 아주 천천히 변화하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가끔은 답답하기도 하다.

뒤를 돌아보면 분명 잘한 것만 보이는데, 앞을 쳐다보면 비교할 대상만 보이는 삶이란 결코 행복하지 않다.

나 자신을 더 사랑하고, 존중하면서 원하는 것들을 할 수 있도록 마음을 더 열어놓자.

시끄럽고 말도 많았던 한해가 간다. 외로움으로 사람들과의 시끄러운 모임을 만들어내야 직성이 풀리지만, 온전히 그 시끄러움을 원해서 모임은 만드는 건 아닐거다.

시끄러움보다 잔잔한 대화가 그리운 내가 만든 소중한 만남에서 더 소중한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자.

난 누가 뭐래도 날 사랑한다. 앞으로 더 사랑하고 소중하게 지켜갈 수 있는 나의 몸과 마음을 향해 오늘도 조금 더 마음을 써본다.

사람은 태어나 얼마 살지 못하는 존재이지만, 사는 동안의 좋은 추억과 열심히 살아낸 노력으로 더 나은 다음 삶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