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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Mar 05. 2024

미래가 온다. 개인의 취향을 먹고 산다.

취향거래하세요.

매일이 미래인 오늘이다.


어제와 다른 오늘을 보면서, 꿈에 그리던 미래와 가까워져 가는 느낌이다.

사실은 전혀 그 반대이기도 하다.

신문지상에서 떠들어대는 인공지능은 매일 쓰지 않는 기능이라 억지로 시간을 빼서 GPT를 열어놓고 보고서나 아이디어 구상 시에 사용할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인공지능과 말장난을 한다.


인공지능이 나의 삶을 편리하게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스마트폰으로 자동차의 시동을 켜는 것은 참 편리하다.

매일 똑같은 시간에 시동을 켜는데, 어찌 한번을 물어보지 않는 대단히 냉정한 앱을 보면서 안전과 직결된 기능이라 그렇겠거니라고 감쌀 수 밖에 없다.


매일 미래를 상상하고, 미래에 그려질 생활을 앞서나가보면서 아이디어를 내고 말도 안되는 특허를 쓰려고 펜을 잡기도 한다.

특허를 쓰기에는 참 안성맞춤인 요즘이기에, 상상의 나래를 더없이 펼쳐보인다.




미래가 오면 가장 달라질 것 중에 하나는, 지금보다 더 개인화된 생활과 그 생활에 맞춰질 주변의 모든 환경이다.

기업들은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새롭게 내놓은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하고 싶어하지만, 고객들은 전혀 반응이 없다.

기존에 써먹던 마케팅 기법들을 이리 저리 돌려봐도 고객들은 끄덕도 하지 않는게 요즘이다.

식상한 마케팅과 광고에 이골이 난 고객들은 더욱 더 신선한 것들을 원하고, 나에게 맞지 않으면 과감히 충성도를 내려놓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기업들은 고객들 하나 하나의 개인정보를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접점이 있다면 그 고객의 정보를 얻으려고 안간힘을 쓴다.

제품을 판매하는 가격의 몇배가 되는 돈을 지불하더라도 개인의 정보를 얻기 위해 백방, 천방으로 찾아다닌다.


글로벌 기업간에도 데이터를 얻기 위해서 서로 간의 협약을 맺거나 실제 거래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카드사에서 분석한 개인의 소비 정보에 대해서 개인 정보를 뺀 통계정보의 경우에는 여러 기업에서 충분히 활용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수요가 많고, 네비게이션을 제공하는 앱 업체와도 여러 기업들이 협업하면서 맛집과 주유소 정보, 호텔 및 여행 정보들을 제공해 나갈 수 있다.

집안에서의 데이터는 사실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라 가장 미지의 세계라고 할 수 있어서 많은 기업들이 탐내는 정보들이다.

사실 집안의 정보라고 해봐야 세탁정보, 냉장고 문여는 정보, 집안의 온습도와 미세먼지, 에어컨 동작 습관과 청소시간 등이 다일 것 같지만, 이 정보들이 조합되면 나름의 인사이트를 창출해 낼 수 있다. 창출은 해낼 수 있지만, 그걸로 뭔가를 하기에는 참 부족하기도 하다.

에어컨 온도를 적정온도로 맞춰두고 10시간을 동작시켰다고 그 가정의 성향이 드러나는 것도 아니고, 세탁을 8시에 했다가 밤 10시에 했다고 맞벌이 부부라고 단정지을 수도 없다.


왜 이런 일들이 벌어질까?

그건 모두 개인이 제공하는 정보가 아니라, 개인으로 부터 정보를 가지고 갈려는 기업들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즉, 다시 말해서, 개인이 직접 그 정보에 대한 동의를 했다기 보다 반강제적으로 동의하게 만들어 데이터를 가지고 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개인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기 어렵다.

자연스럽지 않기 때문에 모든 데이터가 아닌 일부만, 그것도 누구나 알 수 있는 정보만을 확보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상상의 나래를 펼쳐 유추해 봐도 실제 생활과의 괴리는 상당하다.


필자의 경우는 가정 내에서 가족들이 만들어내는 데이터(생활을 데이터화하는 것)와 스마트가전을 통해 만들어진 데이터간의 적확도를 살펴본 적이 있다.

여러 가정을 모델로 해서 사례비를 지급해 가면서 진행한 디자인씽킹 기법은 보기 좋게 그 상관관계도(correlation) 분석 결과에서 무너지고 말았다.

30% 정도도 매칭이 안되는 결과가 말해주듯이, 실제 생활과 스마트 가전을 통해 얻은 데이터간에는 상관관계는 매우 낮았다.

의도된 동작 이외에 개인으로 부터 받을 수 있는 데이터는 한정적이라는 말이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한다는 말인가?

기업들은 개인들에게서 어떻게 개인의 선호하는 상품과 트랜드를 뽑아낼 수 있다는 말인가?


최근 토스의 ‘티끌모아태산’과 같은 행보를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개인들은 작은 돈에도 열광하고 있다.

커피쿠폰을 받을 수 있다면 가능성이 없는 경품행사에 응모하면서 개인정보를 제공한다. 나중에는 정말 어리석은 행동이라고 생각하지만, 역시나 로또와 같은 사행성 심리가 섞인 것인지 그 당시에는 모든 것을 다 주어도 아깝지 않아하는 모습이다.


여기에 답이 있지 않을까 생각을 해봤다.

개인들은 자신의 취향이 확고하다. 확고하지 않은 사람들은 점점 더 확고해져가고 있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취향에 집착할 가능성이 커진다.

획일화되었던 과거의 개인 취향들은 지금은 셀수없을 만큼 세분화되어, 이제는 5천만분의 1이라는 숫자에 근접해 나가는 듯한 양상이다.

70년대, 80년대를 열심히 사셨던 부모님 세대들마저도 나이가 들어가시면서 취향이 더 강해지신다.

MZ와 알파세대들은 오죽하랴.


이제는 개인의 취향이 돈이 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내가 조금이라도 관심있어하는 것에 대한 기록이 누군가에는 엄청나게 소중한 정보가 되고, 그것 자체가 돈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관심있어하는 것을 판매하고자 하는 사람이 직접 알아내기가 힘든 세상이기 때문에 자발적인 참여와 노출이 필요하다.

그 자발적인 참여와 노출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그냥 공짜로 이루어질 수는 없는 법이니, 앞으로 이런 생태계는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될 것이다.

내가 화면 앞에서 한번 찡그린 얼굴이 나의 취향이 되고, 나의 그 시절의 역사적인 성향이 되어가는 시대를 살아가게 될 것 같다.


취향, 단순하게 생각했던 나만의 독특한 성향이 이제는 나에게 득이 되어 돌아올 날이 멀지 않았다.

적어도 내가 생각하는 미래에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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