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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Apr 08. 2024

글쓴이의 마음생활

오늘 하루 당신의 글쓰기는 어땠나요?

글을 쓴다. 회사에 나간다. 회사에서 많은 일들을 한다.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퇴근을 한다.

이게 모두 글을 쓰는 일이다.

회사를 나간다는 것부터가 한편의 글이 된다. 단지 쓸 것인지 말 것인지의 문제이지 이미 만들어진 글과 같다.

한편의 글이 평범할 수도 있고, 매일이 코미디가 되고 베스트셀러가 될 수도 있다.

누구하나 평범하지 않은 내 주변의 동료들은 모두 나의 글 소재가 되고, 조연이 된다.

가끔 기분이 좋으면, 주연으로 발탁하여 모든 일을 그 동료의 얘기로 도배를 할 수도 있다.


그 동료도 글을 쓴다. 한편의 글을 쓰기 위해 회사에 출근을 한다.

출근을 해서 쓴 글은 나에게 보여주지 않는다. 어떤 마음인지 전혀 모를 글을 쓰고, 글을 숨긴다.

가끔 훔쳐보고 싶지만, 절대 보여주지 않는다. 

프롤로그나 에필로그 정도는 식사시간에 흘리기도 한다.

재미가 없다. 그 정도로는 오늘 하루의 글은 재미가 없어보이는데 뭔가 활력을 불어넣어야 겠다.

갑자기 글에 재미난 스토리가 전개된다. 

상사에게 불려가 처절하게 깨지고 나서 담배를 피러 밖으로 나간다.

이렇게 또 5줄의 글의 완성이 된다. 비슷한 상황이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름직해 보인다.


말도 안되는 얘기로 시비를 걸어오는 옆 자리에 있는 작가가 있다.

어디서 굴러먹던 작자인지, 아니 작가인지는 모르겠지만, 스토리의 전개가 너무나 장황하고 희한하다.

좀 지적해 주고 싶지만, 이 사람은 분명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어 여기 저기 이목이 집중될 게 뻔하다.

밀란 쿤데라같기도 하고, 카프카같기도 하고, 하루키같기도 한 신비로운 작가가 될 것이 분명하다.

나에게 글쓰기 강의를 하려든다.

그러지 말았으면, 그러지 말았으면....

나는 내가 알아서 노트를 펴고 펜도 준비하고, 그렇게 그렇게 잘 써내려갈 수 있단다.


옆 좌석에는 또 다른 작가가 한명 등장한다.

글 자체를 쓰기 싫어한다. 회사에서 뭐하는지 모를 정도로 정말 비밀에 쌓여있어, 모든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작가다. 그 작가는 한번 자리에 앉으면 절대 일어서지 않으며, 일도 제대로 하지 않아 오늘도 여전히 쓸게없다.

쓸게 없는지, 쓸모 없는지는 1년이 지나봐야 알 일이다.


나는 오늘도 이렇게 글을 한편 써고 나서는 집으로 간다.

이 글이 3장에 들어갈 지, 마지막 장에 들어갈 지, 별첨으로 들어갈 지는 모르겠지만, 

나름대로 오늘 하루를 제대로 잘 보냈다고 말도 안되는 자부심에 사로잡혔다.


그만, 마침표를 찍는 걸 잊어버리고는 노트를 닫아버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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