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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유니버스 Jun 22. 2024

난 오늘 펑펑 울어버렸다.

나를 떠나는 새벽기차 안에서...

오늘 나는 서울에서 내려오는 새벽 기차안에서 그냥 목놓아 울어버렸다.

나를 반기는 사람들과의 조촐한 술자리를 갖고, 집으로 내려오는 기차안에서 나는 나의 자리를 찾지 못했다.

금요일이라 그런지 늦은 저녁에 떠나는 기차인데도 예약은 커녕 자유석 마저도 귀했다.

어설프게 끝난 1차를 마치고, 근처에서 2차를 하고 반가웠던 분들과 석별의 정을 나눴다.

정을 나누기 어려웠던 최근의 회사생활에서 벗어난 듯 마음껏 웃고 마음을 터놓은 시간을 가지고 난 후, 오랜만에 정말이라고 얘기할 정도의 아쉬움을 표현하며 헤어졌다.

마음이 뭉클하여 기차에 남은 자리를 전전하며, 책을 보기에는 술이 돌아 유투브를 올렸다.

좋아하는 가수들의 음악을 들으며 차창밖을 멍하게 바라본다. 김범수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후벼파는 노래를 듣다보니,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난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


기왕 이렇게 된 이상 눈물을 짜내야 겠다.

유투브에 ‘박화요비’를 오타 섞어가며 불러본다.

그러다 슈가맨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연결이 된다.


그냥 울었으면 하는 바램에 만든 프로그램에 잔뜩 호응이라도 한듯 눈물을 쏟아버렸다.

다행히 주변에는 아무도 없다. 계속 울었다.

그때의 생각이 너무나 많이 난다. 슬퍼서가 아니라 너무나 그리워서 눈물이 난다.

그때의 풋풋한 감성을 지금은 알리없다. 그런 풋풋한 감성은 다시 올리 없다.

눈물 흘리는 중년의 아저씨의 모습이 얼마나 바보 같을까마는 다시 볼일이 없어 다행이다.


그런 감성의 시대에 살았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행운이다.

70년, 80년대의 올드 뮤직이 아닌, 2010년도의 아이돌 음악이 아닌, 우리만의 음악과 감성이 있던 시절,

93학번의 감성을 지금은 알려고 하지 마라.

응답할 수 없는 지금이지만, 언제든지 부르면 응답할 준비가 되어있다.


우리는 준비가 되어있다. 울기도 하고, 다시 그 감성을 느낄 준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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