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었다고 생각하면 늦은 것이니 새롭게 시작하라.
지난간 시간과 일을 후회해도 소용없다는 건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인간이기에 한번씩 올라오는 감정을 꾹꾹 누르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
솔직히 후회되는 것들은 가끔씩 한숨쉬면서 후회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면 된다.
아닌 척하면서 살아봐도 힘빠지는 건 마찬가지니 솔직히 인정하고 다시 고삐를 죄는 것이 오히려 더 현명한 처사일 수 있다.
내 감정을 숨길 수 없어 내가 후회하면서 잠시 소회하겠다는데 누가 말리겠는가.
내가 후회하는 것들이 있다는 건, 이제라도 그렇게 살지 않고 제대로 살아야 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생겼다고 보는게 속편하다. 시간이 간다고 아는게 아니라, 알려고 노력하다보니 알아지는 신기한 경험들이 계속 된다.
후회하지 말고, 후회할 일도 더이상 하지 않도록 제대로 된 후회 막음질을 하고 나서 깨끗하게 시작해 보자. 그게 늦은 시간을 조금이나마 과거로 보내 짧아보이게 하는 지름길이 아니겠는가.
회사에서 너무 일만 한 것
회사에서는 너무 일만 한 것 같다. 과연 그랬을까하고 나자신도 의심이 들지만, 그땐 그랬다.
회사에서는 일을 하는 것이 당연한 것인걸 누가 모르겠는가마는, 일을 하는 것과 일만 하는 것에는 차이가 크다.
난 사실 일만 하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돌아봤을 때는 일만 한 것 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일 외에 다른 것들로 이뤄놓은 것이 없기 때문이다.
일을 해야 인정을 받고, 인정을 받아야 승진하고 연봉을 올려받기에 대부분은그 루트를 따라가는 것이 정상이지만, 개 중에 미래를 미리 내다본 사람들은 그 당시에 벌써 ‘밸런싱’이라는 고급 기술을 써댔던 것이다.
‘일만’하는 ‘회사에 충성스러운’ 직원들이 보면 물어 뜯고 싶은 사람들이었겠지만, 그들은 밸런싱을 통해 ‘재테크와 충전’라는 생소한 단어를 써가며 열심히 개인의 안위를 걱정했더랬다.
지금 생각하면 참 현명한 사람들인데, 회사에서는 인정받지 못하고 그저 그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그게 전략인지, 결과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때는 내가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그들도 나를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회사는 잠시 몸담았다가 떠나가야 하는 숙명의 한 단계일 뿐이다.
같은 운명을 할 것처럼 하다가 헤어지면 그만큼 더 쓰라린 것이 없는데, 회사를 떠날때는 딱 그런 마음이 든다. 하지만, 떠난 후 회사를 바라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생소하게 쳐다보게 되고, 그때의 아쉬움이 밀려오곤 한다.
회사에 모든 것을 쏟아붓는 시간에 개인의 시간을 갖고 가족을 돌본다면, 아직 살아가고 동행해야 할 시간들이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다. 비록 생계가 달린 회사라도 현명한 밸런싱으로 현명한 미래를 같이 만들어감이 더 중요하다.
너무 사람을 쉽게 믿고 대했던 것
사람과의 관계는 나이가 들어 이세상을 떠날 때까지 나를 따라다닌다.
사람때문에 울고 웃는 삶인데, 웃는 시간보다 얼굴 찡그리는 시간이 이상하리만큼 더 많다. 그렇게 사람을 좋아하고 믿었던 나인데, 사람이 떠나는 것이 나쁘지 않다.
이제는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에 푹빠지는 오류를 범하지 않으려고 쉽게 마음을 열지 않는다. 마음을 여는 척하면서도 열지 않아 오히려 변한 모습에 거부감이 들 정도가 되었을 수도 있다.
사람을 좋아하면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들을 해주기 마련인데, 해 준것을 당연히 여기고 더 바라는 건 이제 너무나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인간이기를 거부한 것 같은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이 시대는 그렇다치더라도, 아직까지 순수함이 남아있어야 하는 때에도 사람은 선하지 않았다.
책을 더 많이 읽지 않았던 것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공부는 많이 했다.
자격증을 매년 2개씩 딸 정도로 열심히 했지만,
지나보니 아쉬움이 그득하다.
책도 읽었지만, 인문학 책이 아닌 자기계발책만 주구장창 읽다보니, 처세술은 늘어 말은 많아졌지만, 그저 빈수레가 요란해져있는 상태였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내면이 차올라오는게 아닌 점점 비어져가는 느낌이었다.
사람도, 돈도 모두 책을 통해 읽고 배우는 것만큼 나만의 철학을 채워나가는 건 없었다.
그러면서, 책 좋아하는 아내와 딸의 독서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인문학을 읽기 시작해, 생전 읽어볼 생각도 없었던 책들을 탐독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채워나갔다.
경험을 통해 얻어나간다는 사람은 책을 읽지 않기 위해 그럴 듯한 핑계거리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런 사람일수록 더 요란하고, 비어간다.
제대로 된 경험은 책을 통해 배우고, 그 위에 쌓아야 진정한 경험으로 승화될 수 있다.
공부하지 않은 일을 경험으로만 배운 사람이 기술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 온갖 일들을 겪어 법을 체득한 사람이 제대로된 법을 집행할 수 있을까?
책은 핑계대지 않고 읽는게 가장 현명한 것이다.
어떤 책이든 시작하되, 책같은 책을 찾아나가는 과정도 반드시 경험해야 한다.
사람을 제대로 가리지 않았던 것
사람좋다는 말, 그저 쉬운 사람이라는 말과 같다는 걸 나중에야 깨닫는다.
주변에 사람은 늘 있지만, 나중에 늘 있을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데도, 평생을 함께 할 것 처럼 술 마시고, 으쌰으쌰하면서 지내온 사람들이 지금 옆에 있나?
사람을 제대로 보는 눈, 인성이 제대로 갖춰진 사람을 보는 눈이 생겨야 좀 더 살아가기가 수월해 진다.
사람을 보는 눈이 없어, 이 사람 저 사람에게 두루두루 잘해줬던 내 자신이 조금은 후회된다.
잘해줘서 받은 고마움도 많지만, 잘해줬지만 잘못 돌아온 경우에는 괜히 얻을 필요없는 마음의 상처가 그득해진다. 그럴 필요없는데...
사람이 악하랴?
정말 악한 사람들이 많은게 세상이다. 착한 사람보다 악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게 세상이더라. 착한 사람도 악하게 변하는 세상에서 독야청청을 알릴 필요는 없다.
사람은 가려야 하는게 맞다.
살다보니 별의 별 사람을 다 만나게 되고, 자신을 몰라 남들을 아프게 하는 사람들도 점점 많아지니 처음부터 만나지 않도록 하는게 삶의 지혜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나는 후회한다고 했지만, 그 후회가 지금의 나를 만들고 있다.
후회하는 걸 하지 않는다고 자신을 속이는 것보다 후련하게 후회하고 다시 다잡아 조이는 생활의 반복이 오히려 더 활기있게 인생을 맞이할 수 있다.
쉽지만 어렵고, 어려워도 쉽게 풀어가야 하는게 인생인 것처럼 느껴진다.
나는 아직 잘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