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는 몇시에 잡으러 가나요?
‘기장 줄이러 기장가요’.
이게 무슨 개 풀뜯어먹는 소리냐고? 나름의 라임을 중요시하는 아재개그의 달인으로서, 기장하면 떠오르는게 멸치가 아니라 세탁소에서 줄이는 옷의 ‘기장’이다.
다시 부연설명하면....왜 부연설명을 해야하는거지. 안해도 이미 들을 욕은 다 들은 것 같으니 본격적으로 풀어보자면...
올해 여름 휴가는 정말 가까운 곳, 부산에 있는 아난티호텔로 가려고 한다.
그동안 부모님도 오래 못뵈었고, 회사에서 회원권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부모님을 모시고, 새로 생긴 ‘빌라쥬 드 아난티’로 가볍게 1박을 하려고 한다.
아주 예전에, 그게 몇년 전인지도 기억이 안날 정도로 먼 옛날에, 부모님을 모시고 제주도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는데, 나름의 좋은 숙소를 잡는다는 것이 그만 아주 오래된 숙소를 잡아 죄송한 마음이 들었다. 그 전에 보내드린 제주도 여행도 부모님 두분만 가시니 패키지로 보내드렸는데, 호텔과 패키지 집결지가 너무 멀어 고생하셨다고 한다.
부모님과 가는 여행은 참 쉽지는 않지만, 뭔가 해결해야만 하는 숙제인 듯 해내고 나면 홀가분하다.
마음은 가벼워지지만, 지갑은 더 가벼워지는 신기한 여행이다. 하지만, 부모님과의 추억이 하나 더 쌓이는 좋은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이번에는 1박이지만, 나름 괜찮은 호텔로 모셔보기로 했다. 그 전에는 이런 적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더 신경을 써보려고 한다.
이런 아들의 마음을 자~알 좀 느끼시면 차~암 좋겠습니다만, 뭐 그렇지 않은 들 어떠하리.
이제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부산여행, 점심식사는 어디서 해야할 지 저녁식사는 어디서 해야할 지 찾아보는 시간이 즐겁다.
업무시간에 몰래 몰래 찾아보면서 기록해 두는 이 맛, 바로 이 맛이 여행을 준비하는 아닙니까.
빌라쥬드 아난티가 생기고 난 뒤, 한번 다녀온 터라 낯설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아난티코브처럼 익숙하지도 않다.
뭔가 모르게 여백의 미가 많고, 조용한 중에서도 집중은 잘 안되는 곳이라 과연 그 느낌을 살릴 수 있을 지도 살짝 걱정이 되곤 한다.
하지만, 장소보다 부모님은 아들 내외, 손녀와 함께하는 여행이 즐거우시리라 생각이 든다.
건강하실 때 같이 여행하는 것만큼 큰 복이 또 어디있겠는가라는 생각 되내이면서 나 자신은 속으로 많이 흐믓해하고 있다.
어느 해외의 여행지보다 더 값진 시간이 될 부모님과의 여행에서 좋은 추억들만 가득하길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