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정말 떠나는 거야?
D-1일
당일 아침에 이른 비행기로 출발하기 위해, 우리는 인천공항에서 숙박하기로 하고,
아침 일찍 서둘러 KTX를 타고 광명으로 이동했다.
오랜만에 타는 KTX는 과감히 특실로 예약했고,
두자리에 예쁘게 앉은 아내와 딸은 책을 꺼내들고 읽기와 졸기를 반복했다.
패드인지, 노트북인지 기억나진 않지만,
지루해진 틈을 타 딸은 영화를 보고 싶어했고, 잠시 쉬는 시간에 영화를 봤다.
광명까지는 2시간 50분 가량,
여행의 첫 여정이라 그런지 지루할 틈도 피곤할 틈도 없어,
광명역의 Transit(환승) 지역으로 이동하여 공항버스를 기다렸다.
광명역을 처음 경험하는 아내와 딸은, 조금은 어색하게 삐쭉거리며 기다린다.
그 광명역이 아빠가 미래에(1년후) 서울로 올라왔을 때, 만났던 광명역이란다.
지나보니 그때 이후로 광명역을 자주 이용하게 된 것 같다.
공항버스에 많은 짐들을 욱여넣고 버스 자리에 앉아 잠시 동안 졸아본다.
복잡한 시내를 지나 인천으로 접어들고, 영종대교를 지나다 보니 이제 여행이 실감난다.
인천공항을 이용해 출장이 아닌 가족과의 여행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매번 김해공항을 통해 괌이든, 동남아든, 일본을 다녔지, 유럽을 나가기 위해,
가족과 함께 인천공항을 이용한 건 처음이었다.
나름 경험자로서 인천공항에 접어들면 보이는 사람형상의 조각상들과 영종대교를 멋드러지게 소개하면 여행의 기분을 한껏 끌어올려보지만, 심드렁한 두 모녀. 당연한 듯 쳐다본다.
도착했습니다. 호텔이 아닌, 인천공항에......
인천공항에 내려서 다시 호텔 버스로 갈아타고, 근처 예약한 호텔로 출발.
이때부터 꼬인건지, 호텔은 나에게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이제 휴가철이라 그런지 예약한 사람은 많고, 비용도 비싼데 거리상의 이점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예약한 한 호텔.
방에 들어서자마자 방의 상태며 에어컨의 성능이 영 부실하다.
참자 참자 참자,
안되겠네, 방 좀 바꿔주세요.
방을 바꿨다. 이상하다. 또 바꿨다.
그나마 2번째 바꾼 방은 나름 괜찮았다.
우린 쉬어야 내일 아침에 나간다고요. 호텔은 아랑곳하지 않고 쉼을 강요한다.
잠은 안오고, 내일이 기다려져 창문을 열었더니,
예쁜 네온들이 나름의 색으로 기분을 좀 가라앉혀주네.
아침부터 부산하다. 조식은 먹지 않고, 우리는 바로 공항으로 향하기로 했다.
예약한 호텔버스로 공항에 도착해서 짐을 부치고 난 뒤, 편한 마음으로 공항 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한껏 들뜬 우리 딸을 찍은 사진은 지금봐도 참 작품이다. 사진에서 금방이라도 튀어나와 웃을 것 같다.
자, 이제 출국이다.
약간은 긴장한 듯한 아내, 빨리 들어가 면세점과 공항을 휘젖고 싶은 우리 딸.
아침은 먹었지만, 라운지로 데리고 가 자주 먹지 못할 신라면과 한식으로 우리의 여행 준비를 마쳤다.
라운지에서의 시간은 참 행복하다. 이 라운지 이용을 위해 아내의 카드도 다시 발행했다.
가족이용을 위해서는 라운지용 다이너스 쌍카드(2개의 카드라고도 함)는 반드시 필수다. (좀 표현이 상스럽네. 상서로와야 하는 여행이 상스러워질까 걱정되네.)
미국 출장 시에 자주 쓴 BOSE(보세아님) 헤드셋으로 딸을 중무장을 시키고,
핀에어의 연속 세자리를 차지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핀란드를 향해 떠났다.
예쁜 마리메코 문양의 비행기는 앞으로 봐도, 뒤로 봐도 똑같은 마리메코다.
벌써 핀란드의 향기가 느껴지는데......
신라면을 먹었지만, 기내에서는 또 못참지. 하나씩 비우고, 기내식을 다 비우고 나서야 드디어 도착한다. 가는 내내 즐겁게 영화를 즐긴 우리 딸, 그런 딸을 보고 있는 엄마와 아빠,
이게 가족과 함께하는 여행의 재미 아닌가 싶다.
핀란드에 도착해서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무사히 첫 정착지인 베를린에 도착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