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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가전, 앱없는 세상

by 유니버스

캄테크(Calm Tech)의 시대가 점점 속도를 내고 있는 걸 눈 앞에서 보고 있다.


예전부터 삼성이 부르짖던 캄테크는 크게 부각되지 못했지만, 오히려 부각되지 않은 것이 부각되는 결과가 나온 것 같다.

굳이 크게 어필되지 않아도 당연히 올 미래를 '정의'한 것일 수 있지만, 실제로 그렇게 미래의 모습이 현재에 실현되는 걸 보는 것은 신기하기도 하고 즐겁기도 하다.


가전은 중국이 잠식해 나가고 있고, TV는 이미 자리를 뺏겼다는 얘기들을 심심치 않게 듣고 있다.

이미 예견된 결과이지만, 아직 결론이 나지 않은 현재 진행형이라 그 미래가 더 무섭다.

우리의 가전시장은 현재 인공지능과 구독으로 시장을 지켜나가고 있고, 해외시장을 공략하려고 하고 있다.


물론 인공지능과 구독은 가전에 없어서는 안되는 서비스가 되었지만, 없다고 해서 가전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주거형태, 소유에 대한 부담으로 소비형태가 바뀐 것이고, 기존의 기능들을 인공지능으로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함이지 큰 변화는 없다.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이대로 중국에 시장을 내어주고 말아야 하는 것일까?


TV의 본질은 화질과 크기의 싸움이었지만, 워낙 많은 경쟁상대로 인해 그동안 독점해 오던 시장을 .

화질과 크기, 가격의 중국, 대체제로서의 OTT, BYOD 등이 TV의 설자리를 잃게 만들었다.


가전의 본질 경쟁에 대한 부분 또한 위협받고 있다.

냉장고, 세탁기, 건조기, 식기세척기, 청소기, 정수기, 에어컨 등 특별한 기술의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처럼 중국의 가전은 이미 선을 넘었다.

프리미엄 가전의 위치 또한 국내의 가전시장에서의 경쟁과 함께, 중국의 저가 프리미엄 가전의 공략은 시간문제같아 보인다.


스마트폰이나 인공지능 스피커, 반려 로봇 등으로 가전을 제어하고,

추천하는 기능은 하나의 가전회사의 제품으로 묶어놓기 위한 Lock-in(락인) 전략 중 하나였지만,

이 또한 많은 사람들이 써보지도 못하고 구시대적인 기능이 되어버리는 당연한 경험을 하게 된다.

아주 편리하고, 없어서는 안될 기능이 되어 버렸지만, 여전히 없어도 잘 지내는 사람들은 차라리 모르는게 약일 수 있어 보였다.


이제는 보이지 않는 세상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보이던 시대에서 보이지 않는 시대로 넘어가게 되면서, 많은 것들은 점점 미니멀해지고

눈 앞에 없더라도 주변에 존재하는 경험들을 맞이해야 한다. 있지만 없고, 없지만 있는 시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런 공간과 시간에 존재하는 모든 물체들 중에 가치있는 하나의 존재가 되기 위해서는,

사람들이 가장 신뢰하고 사용하기 쉬운 '단 하나의','눈에 보이지 않는' 인공지능을 통해 '모든 것들을' 통제하고 대화하는 시간이 다가온다.


공간상에서의 미니멀을 추구하기 위해 눈에 보이는 공간들에서 가전들은 사라져야 하고,

불필요한 행동이 될 수 있는 '앱'들 또한 이제는 사라질 시대가 점점 다가오는 것 같다.

그동안 디자인에 몰입해서 고객들을 유혹하던 가전들은 이제 보이지 않는 곳으로 공간을 내어주고,

제 기능을 위해 필요할 때만 나타나는 상황들이 벌어질 것이고, 아예 나타나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동안 가치있다고 판단되었던 것들은 어느새 가치가 바뀌어 있고,

새로운 가치를 부여한 것들이 부각되는 시간은 실로 그 간격이 너무나 작아 트랜드라는 말도 무색해 질 것 같은데, 가전은 있지만 없는 상황이 더 빨리 올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중국이 빨리 잠식하지 못하는 주택에서의 인테리어와의 가전의 새로운 결합들은 너무나 당연하지만 빠르게 커플링이 되어야 하고,

건축과 가전, 앱이 필요없는 인공지능의 조합으로 그 해답을 찾아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보이는 가전에서의 경쟁은 이제 저물어 갈 것 같고, 보이지 않는 가전에서의 경쟁을 다시 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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