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생처음 119

by 유니버스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119 구급차 침대에 누워있다.


큰 사고가 나서 그런건 아니지만, 눈이 갑자기 침침해져 찾은 안과에서는 한시가 급한 증상이라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고, 금요일 저녁이라 그런지 급하게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았지만 쉽지 않았다.


119로 전화하라는 대학병원 간호사의 말을 듣고는 119로 전화하니 집으로 곧장 달려오셨다. 점점 보이지 않게 되던 한 쪽 눈을 부여잡고 119 구급대원께 상황을 소상히 설명한다.


한쪽에서는 여러 병원 교수님께 전화를 돌리며 가능한지 확인을 하고는 부산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곧장 내달리기 시작한다.


1시간 20분 이상이 걸릴거라던 시간은 50분이 조금 넘어서 도착했고, 다행히 교수님과의 대화를 통해 곧장 수술에 들어갈 수 있었다. 수술은 잘 끝났지만 한달이나 지난 지금도 여전히 회복 중에 있고, 조금은 여유가 생기니 쓰고 싶던 글도 눈치보며 써본다.


난생처음 내가 주인공이 되어 타본 119 구급차는, 누워가기에 편하지는 않았지만, 다정하고 친절한 구급대원들이 계시니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었다.


그 와중에 그 복잡한 퇴근길에서는 차들이 구급차에게 길을 양보해 주기 위해 홍해가 갈라지는 기적을 보여주었고, 누워서 눈을 걱정해야 하는 나는 주책스럽게도 감동을 받아 눈물이 살짝 나기도 했다.


정치와 세금에 대해 시끄러운 요즘, 변변한 구급차와 구급대원에게라도 그 세금이 쓰인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고마운 마음에 구급대의 주소를 유추해서 빵을 보내드리니, 다시 전화가 오셔 감사와 함께 내 걱정을 먼저해 주신다.


난생처음 타본 119 구급차, 걱정과 두려움으로 가득했지만, 가슴 따뜻해지는 추억을 한아름 안고 ‘아직은 살아볼만한 대한민국’을 또다시 느끼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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