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가전의 네트워크 효과와 기여증명
구독서비스가 활발하다.
오래된 서비스인 신문부터 면도기, 그리고 자동차와 가전이 최근들어 더 활발해진 구독서비스의 대표주자이다.구독서비스는 렌탈과는 달리 원하는 시점에 사용을 하고, 원하는 시점에 구독을 중지할 수 있는 자유로운 서비스(현실과는 갭이 있지만)로, 핵가족화, 1인 가구의 증가, 소유보다 사용과 경험이라는 사용자 니즈에 맞게 폭발적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
100% 원하는 서비스를 만족시킬 수는 없지만, 경제적, 공간적인 이유로 소유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고객들에게는 아주 좋은 옵션이 아닐 수 없다. 때로는 그것 외에는 다른 옵션이 없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소비자로서 남게될 수 밖에 없는 구조때문에, 소비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 설 수 밖에 없다.
이런 고민을 보기좋게 해결해 준 테슬라의 로보택시, 새로운 길을 가고 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공유경제를 자율주행(FSD)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 자동차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올리는 공유경제의 생태계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에어비앤비의 자동차 버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구매한 자동차를 내가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는 무인택시로 운영하면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생각만 하던 네트워크 경제가 실현되는 것이다.
에어비앤비가 그랬듯, 테슬라 또한 완전자율주행이라는 기술적인 혁신없이는 로보택시 생태계를 플랫폼 서비스화하지는 못했을 것 같다. 단순히 차량을 빌려주고 수익을 얻는 수준이 아닌, 이제는 플랫폼으로서의 서비스가 시작되는 순간이며, 더 많은 서비스들이 이 플랫폼 위에서 시작될 것이다.
배달, 세탁서비스, 간병 및 병원서비스, 여행까지 많은 서비스의 라스트마일(Last Miles)을 책임질 수 있는 아주 중요한 서비스의 시작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동안 순수한 소비의 영역이었던 자동차가 이제 '노동이 투입되지 않아도 되는 생산자'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다시 말해, 자동차의 디지털 자산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감가상각이 발생하겠지만, 말그대로 내가 자는 동안에도 수익을 창출하는 나의 소중한 디지털 자산이 되는 것이다.
여전히 소비의 영역에 있는 가전은 어떨까?
소유에서 '사용이라는 측면으로의 전환'으로, 구독서비스가 활발해 지고는 있지만, 소비자의 지갑에서 돈이 나가는 방식과 시간의 차이일 뿐, 여전히 소비재로서의 자리를 비켜나고 있지는 않다. 그나마 가전을 구매하면 에너지 등급에 따라 10% 환급을 해주니 조금이라도 절약을 했다는 위안은 삼을 수 있다.
그렇다면, 집안에 최소 3개~5개 이상이나 되는 나의 가전은 디지털 자산이 되어 나에게 수익을 안겨줄 수 없는걸까? 가전사에서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도 가능할 수 있을 것 같긴 한데 말이다.
가전을 네트워크상에 등록하고, 가전을 사용할 때마다 크레딧을 발행하여 이를 실제 구독서비스에 활용하게 한다면 가능하다. 지금도 일부 그렇게 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고객이 체감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는 점이다. 그러다보니, 단가가 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훨씬 더 이득이 된다는 생각에, 브랜드 충성도는 내려놓고 언제든 할인을 많이 해주는 대기업과 중견기업, 때론 중국업체의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핵심은 가전소유주나 구독으로 가전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네트워크 상에 노드로 등록된 가전을 하나의 매개체로 하여, 데이터, 전력 등에 기여도를 측정해 보상해주고, 이를 다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의 생태계를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구매와 사용, 보상과 네트워크 노드 확장의 브랜드 Lockin까지 이어질 것 같다. 개념상 짧게 언급할 수 밖에 없지만, 가전으로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AGI시대, 그리고 가전시장의 잠식을 막는 방법 중에 하나가 되지 않을까 곰곰히 생각해 본다.
그저 연결 뿐인 가전이 아닌 움직이는 듯 인식되는 가전이 되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