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에서 일어나는 쟁탈전
테슬라를 비롯해, 중국의 유니트리, 피규어AI 등 휴머노이드를 준비하고 있는 기업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 경쟁 또한 치열하다.
현대차가 인수한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이 덤블링을 하고, 높은 곳에서 뛰어내릴 때의 감동을 잊지 못하다가 어느새 손으로 팝콘을 떠주고, 세탁물을 정리하며, 커피를 만들어주는 본격적인 휴머노이드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양자컴퓨터보다 더 빨리 상용화가 되어 제조현장이나 전쟁터, 이제는 집 안으로 까지 진출하려고 준비 중이다. 이제 현실로 다가온 휴머노이드가 모든 일을 대신할 정도로 가능해지는 시점은 얼마나 남았으며, 정말 모든 것을 직접 해주는 방향으로 가게 될지 홈이 같이 진화해 나갈지가 관심사일 것 같다.
집안을 채우고 있는 많은 가전들인 TV와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오븐, 전기레인지, 공기청정기 들 중, 어떤 가전들이 가장 빨리 변화할까? 휴머노이드가 만약 집 안으로까지 진출한다면, 어떤 가전들과의 협업이 가장 효과적일까?
이 공상과학에나 나올 법한 얘기를 하기 전에, 가전과 가전사가 변모하고 있는 방향을 한번 살펴보고, 아직까지 현실적으로 와닿지 않는 '휴머노이드와의 동거' 전에 어떻게 집안을 바꿔나갈지 생각해 보는게 좋을 것 같다.
인공지능 가전을 지향하면서 모든 가전에는 인공지능이 들어가긴 하지만,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모든 가전에 인공지능을 넣는다는 건 사실 그다지 효용가치가 높지 않기 때문이다. 음성인식을 통해 인공지능을 일부 이용하면서 고객들과 소통하려고 했었던 과거의 방향에서 본다면, 당연히 음성인식과 인공지능의 조합이 사용자의 경험과 사용성을 높여줄거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음성을 인식하기에 필요한 조건들을 모두 갖추어 가기에는 거리나 소음, 제품의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와는 달리 고정되어 있는 가전과 멀리있는 사람들과의 소통은 그리 쉽지만은 않았다. 카메라로 인식하는 부분 또한 단순히 인체감지 정도의 수준이지 그 이상을 넘기에는 기술적, 안정성에 대한 이슈들이 많았다.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앱으로 소통을 하게 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진화하게 되면서, 제품 내에 인공지능들은 직접 또는 클라우드에 의존한 작은 규모의 인공지능으로 진화해 나간다. 대부분이 고객의 성향을 파악하거나 제품의 동작 정보를 통해 더 나은 제품의 성능에 기여하거나 맞춤형 가전으로 발전해 나갔다.
인스타와 SNS에 길들여진 사람들로서는, 원격에서 시동을 켜는 자동차 앱을 제외하고, 가전까지 앱을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아지게 되고, 자연스럽게 '알아서 움직이는 가전'을 지향하게 된다. 상태를 알아보고, 예약을 하기에는 편리하지만, 그 이상을 하기에는 한계에 봉착하게 된다. 가전은 항상 '안전성을 토대로 동작해야 하는 제품'이기 때문에,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동작을 시키는 것에 확신을 할 수가 없었다. (일부 가능하지만)
이제는 '혼자서 잘 알아서 하는 가전'으로 진화하면서, 자체적인 인공지능 칩과 알고리즘으로 계속해서 '최대한 똑똑'해져가고 있다. 하지만, '움직이지 않는 가전'이 대부분이다 보니, 가전과 소통이 필요할 때에는 앱이 아니면 여전히 불편하게 되고, 집안에 있으면서 앱을 사용하는 것 또한 불편함을 가져오게 되었다.
그러니, 각각의 가전을 제어하기 위해 '앱'이 아닌 다른 하나의 '구심점'이 필요하게 되었고, 이 구심점에서 출발해 새로운 형태의 통제수단으로서의 모양을 갖춰나가기 시작한 것 같다. 화면이 있는 것도 있고, 그냥 음성으로 제어를 하는 것도 출시되기 시작했고, 가전사가 아닌 빅테크 기업에서도 강력한 사용성과 세계를 장악한 플랫폼을 기반으로 홈으로 깊게 침투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홈, 집이라는 미지의 세계를 제대로 정복(?)한 기업은 없어보인다. 그러다보니, 아마존, 애플, 구글, 테슬라 등을 비롯해 알리바바, 샤오미 등의 해외기업과 엘지, 삼성 등이 계속해서 각축전을 벌이고 있고, 아마 2025, 2026년에는 중국이 다시 전세계 시장을 잠식을 하지 않을까라는 무서운 생각을 해본다. 규제, 보안, 개인정보, 안전성 등의 각종 이유들을 들어보지만, 생존이라는 키워드를 놓고 봤을 때, '평균이상의 기능과 안정성을 가진' 가격이 합리적인 제품들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럼, 앞으로 휴머노이드가 집 안으로 진입하게 된다면, 어떤 시대가 펼쳐질까? 기존 가전과 가구들은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휴머노이드가 모든 것에 다 맞추는 시대가 될까? 아니면, 가전과 가구가 다른 모습으로 진화하게 될까?
아쉽지만, 지면이 한정되어 있는 관계로 다음 편에서 다시 내러티브(?)를 이어가도록 해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