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삭제 쾌감

by 유니버스

속이 시원해지는 이 기분,

왜 진작 이렇게 하지 못했나?


1500명, 카톡에 저장된 연락처들.

한 때는 인맥도 능력이라는 말을 믿고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관계를 맺었었다.


하지만, 현생을 살면서 반드시 필요한 사람을 제외하고, 저 목록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의미를 가지나 생각해보니, 그저 과거의 이력에 불과했고, 가끔 업데이트하는 프로필을 보면서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질투와 가끔하는 '마음의' 축하를 하는 관계가 되었다.


결국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관계인 사람들은 오히려 나의 머릿속을 어지럽히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에 이제 그만 놓아주기로 했다.


카톡을 열고, 한명씩 삭제해 나간다.

1500명을 하나씩 찾아서 삭제한다면, 한명 당 5초, 1000명이면 5,000초, 즉 1시간 반이나 되어야 정리가 된다는 의미였다. 굳이 그럴 필요가 있을까하고 자주 연락하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거의 많은 사람을 조용한 채팅방에 옮기거나 단체로 삭제를 해버렸다.


물론, 전화에 있는 연락처까지는 아직 삭제하지 못했고, 내가 굳이 전화를 걸일이 없으면 불편함이 없어보여 그냥 두기로 했다.


삭제를 한 후, 1시간이 지나니 머릿속이 맑아진다.

더이상 카톡을 잘 보지 않게 되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을 하게되는 묘한 시간이 계속된다.


나의 희망과 미래에 온전히 쏟지 못하고, 곁눈질하면서 힐끗 거렸던 주변사람들의 일상을 더이상 보지 않아도 되고, 나와 나의 가족, 나의 오늘과 내일에 더 신경을 쓰게 된다. 가끔 불편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편리함이 더 많을 것 같아, 과감히 정리하고 나니 속이 후련해 진다.


중요한 관계에 집중하고, 그 보다 중요한 내가 나와의 관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관계를 삭제함으로써 오는 이 쾌감은 디지털 디톡스를 위한 첫번째 단계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되는 나른한 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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