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쓰는 통장에 256원, 2500원이 남았다.
토스통장에 가보니 20,000원이 남았다.
점심에 13,000원을 쓰고 나니 이제 7,000원이 남았다.
남은 돈을 다 합쳐보니, 만원이 안된다.
아내에게 10만원만 빌려달라고 했다. 그때를 놓치지 않고 딸이 3만원만 달라고 한다.
시험도 끝났고, 친구들이랑 놀아야 하는데 돈이 없다고 하니 평소에 돈을 잘 안쓰는 딸에게 그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고 ‘용돈’ 딱지를 붙여 입금을 했다.
7만원이 남았다. 이제 이걸로 생활을 해야한다.
왜 난 돈이 없을까.
난 수중에 돈이 많은게 싫기 때문이다. 지갑이나 통장에 돈이 있으면 홀랑 써버리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텅장을 만들어놓는다. 효과가 있다.
돈이 없으면 카드를 쓸 수 있지만 카드도 한도를 정해놓는다. 생활비, 학원비, 여행비 등 꼭 필요한 항목을 제외하고는 쓸 일이 없도록 만들어나간다. 효과는 있는데 가끔은 내가 왜 이렇게 사나하는 생각도 든다.
이게 아마도 나중에는 큰 눈덩이가 되어 오겠지만 역시나 과정은 쉽지않다. 돈이 없어 불편함을 느끼다보니 이제는 일상이 되어간다.
대부분은 그냥 통장으로 직행한다. 무의식적이고 의도적이고 강압적인 이 행동이 나를 길들여간다. 붕어빵도 비싸보이고 목욕비도 아까워진다. 나이가 더 들어 입을 닫고 지갑을 열때가 되면 그때 여유있게 쓰기 위해서.
돈은 쓸 때 행복하지만 쓰고 나면 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