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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오 Oct 14. 2018

모든 것을 낳는 3

이야기와 타로 활용 자서전 쓰기10. 3번 여황제


3은 모든 창조의 공식이다. - 오노레 드 발자크



하나, 둘, 많이



[글쓰기 미션] 다음의 키워드를 순서에 상관없이 넣어서 글을 써보세요.

(자연)
(어머니)
(삼각)
(관계와 균형)
(탄생과 보호)
(첫결과물)
(처음, 중간, 끝)
(과거, 현재, 미래)



'3'은 '2'라는 '사이'를 지나온 수입니다. 정반합의 원리로 결과물을 이루어내는 힘입니다. 과거를 지난 현재에서 이상적인 미래로 향하는 개성적인 에너지입니다. 개성은 씨앗이 되고, 씨앗은 또 무수한 씨앗을 품은 열매를 낳습니다. 자연의 이러한 역동적인 움직임 속에서 우리는 완성을 향해 나아가지요. 최초의 ‘1은 2를 낳고, 2는 3을 낳고, 3은 만물을 낳는다’고 중국의 사상가 노자는 말했습니다. 3은 이원성을 극복한 최초의 결과물입니다.


그래서 3은 위대하게 여겨졌습니다. 연금술(하찮은 것을 귀한 것으로 바뀌는 기술)에서 헤르메스의 위대함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헤르메스 트리스메기스투스'라는 말은 '세배 더 위대한 헤르메스'라는 뜻이며, 기독교에서 하느님의 위대함을 나타낼 때 사용하는 삼위일체는 성부-성자-성령이 ‘셋이면서 하나’라는 뜻이지요. 3은 과거-현재-미래라는 세 가지의 시간 속에서 소망을 실현하는 힘입니다. 종교의식에서 기도문을 세 번 반복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여황제의 카드 그림에는 3에 들어있는 위대함의 의미와 노자가 말하는 만물을 낳는 이미지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낳고 키우고 보호하는 어머니, 바로 위대한 어머니 여신의 원형을 보여줍니다. 대지의 여신으로 모성의 자연 상징입니다. 대부분의 타로 카드 3번 여황제는 유사한 그림을 보여줍니다. 아이를 가진 어머니로서, 왕관을 쓰고 있고 풍요로운 자연 속에 있는 편안함을 담고 있어요.


유니버셜 웨이트 타로에 있는 3번 여황제도 편안하게 앉아 있어요. 빨갛게 익은 석류 무늬가 흰색 원피스에 그려져 있고요. 등에는 쿠션과 베개가 있습니다. 금방이라도 누워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자연스럽고 편안한 옷차림을 한 모습에서 지금 이곳이 우리의 본성을 자연스럽게 발휘할 수 있는 시공간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배경에는 숲을 돌아 나온 강이 보입니다. 강물도 둥글게 휘돌아 자연스럽게 쏟아져 내려요. 키 큰 나무들은 여름처럼 싱그럽습니다. 청년기의 푸르름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잘 익은 벼이삭은 반짝이는 황금빛으로 풍성함을 자랑합니다. 풍요로운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때입니다. 여신은 말하는 것 같습니다. 감각을 열어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껴보라고. 편안하게 마음에서 들려오는 아이 같은 창조적인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보라고.


여황제는 권위적이지 않습니다. 어머니의 품처럼 부드럽고 수용적입니다. 잠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합니다. 떠오르는 낯선 아이디어는 아기를 가진 어머니처럼 경이롭습니다. 아기는 부드러운 자궁 속에서 세심하게 보살펴져야 합니다. 자궁을 통과하지 않고 나가는 결과물은 없으니까요. 또한 일정 기간 보살핌을 받아야 튼튼한 아이가 되지요. 그리스 신화의 대지의 여신 데메테르Demeter는 '땅'를 뜻하는 'De'와 '어머니'를 뜻하는 'Meter'가 결합한 단어입니다. 그녀는 땅을 경작하는 농사의 신이며 곡물의 여신입니다. 풍작은 물론이고 흉작까지 관장합니다. 데메테르가 딸을 잃어버린 뒤 땅을 돌보지 않아 세상은 온통 황폐해지지요. 우리가 우리 자신의 마음을 잘 경작하지 않으면 마음이 황폐해지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데 데메테르는 유모가 되어 다른 아이를 보살핀 적이 있어요. 여신이 왜 유모로 일을 한 걸까요. 보살피는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말하기 위함이 아닐까요.



데메테르는 딸 페르세포네가 하데스에게 납치되어가자 자신의 본분을 내팽개치고 딸을 찾아 헤맸다. 땅은 메말라 황폐해지고 세상의 풍요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녀는 기쁨을 잃고 늙어버렸다. 노파의 모습으로 헤매던 그녀는 어느 날 엘리우 시스라는 곳에 이르렀다. 마침 왕궁에 갓 태어난 아기가 있었다. 아기의 이름은 데모 푼(Demophoon)이었고, 여신은 이 아기를 키우는 유모로 머물게 되었다. 궁궐에서 일하는 이암베(Iambe, 바우보 Baubo, 복부 腹部)라는 여인이 딸을 찾느라 지치고 슬픔에 젖은 데메테르를 보았다. 웃음을 잃은 그녀에게 이암베는 박하향이 나는 보리 음료를 주며 농담을 하고 치마를 들어 속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데메테르는 웃음을 되찾았다. 데메테르는 늙었어도 여신이었기에, 키우던 아기를 불멸의 몸으로 만들어주려 했다. 활활 타오르는 불에 아기 몸을 쐬었다. 이 모습을 본 부모는 깜짝 놀라 아기를 빼앗았다. 데메테르는 무지하고 경솔한 인간들의 행위를 나무라며 앞으로 신전을 짓고 제의를 지낼 것을 명했다. 그리고 데메테르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여신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그 뒤 엘리우시스 제의가 행해진다. (카를 케레니 <그리스 신화> p410~416 참고)



엘리우시스 제의란 신비스러운 가르침으로 기원전 8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까지 그리스 전역에서 행하던 의식이었습니다. 아테네에서 공식 국가 행사로 진행했고 오래도록 지속되었지만 자세한 내용은 전해지지 않습니다. 데메테르 여신에 대한 신성한 경외심 때문에 밖으로 드러나지 않았고, 드러내서도 안 되는 규칙이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비밀리에 참여한 제의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인간의 드라마가 신들의 드라마와 썩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지 않았을까요. 자신들의 이야기를 신들의 이야기로 비추어 보는 행위를 통해 내면의 신성한 힘을 고양시켜 현실을 살아내는 감각을 일깨우지 않았을까요. 사랑하고 낳고 잃고 슬퍼하고 분노하는 등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땅의 진실을 깨우치지 않았을까요. 작은 씨앗 하나에 들어 있은 거대한 풍요를 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말입니다.


옛날 옛날 위대한 어머니 여신은 데메테르뿐만 아니라 가이아, 레아, 헤카테, 이시스, 아스타르테, 아프로디테, 키벨레, 칼리, 하토르, 마더 구스, 옥수수 어머니, 마고할미, 웅녀, 유화 부인 등 세계 곳곳에서 신앙의 중심으로 있었습니다. 이들은 풍요를 낳고 보호하고 기르는 여성적인 힘으로, 식물을 키우며 세상을 풍요롭게 하는 대지의 힘을 신격화한 것입니다.


일본 옛이야기에 '야만바'라는 여신이 있습니다. '산에 사는 노파'라는 뜻의 '야마우바'였는데 구전되는 과정에서 '야만바'라고 불리게 됩니다. 고대 일본에서는 대지의 여신으로서 신앙의 대상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면서 여자 귀신이나 요괴 같은 무시무시한 존재로 바뀌었다고 해요. 야만바가 낳은 아기는 힘이 세고 날아다니기도 합니다. 이 꼬마 장사를 일본에서는 '킹타로(또는 킨타로)'라고 부르는데요, 5월이면 집안에 킹타로 인형을 하나씩 둔다고 합니다. 우리 아이가 건강하게 잘 크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요.



야만바와 꼬마 장사, 야만바의 집에서 21일 간 일하는 아카자 할멈   (<야만바의 비단> 비룡소)



옛날 옛날 아주 높은 산 꼭대기에 야만바가 살았다. 늘 구름이 걸려 있을 정도로 높은 산속 깊은 곳에 사는 야만바는 키도 크고 머리카락도 길고 눈빛도 날카롭고 엄청난 속도로 날아다니고 힘도 세어서 사람들이 무서워했다. 어느 가을밤, 마을 사람들이 달구경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구름이 몰려오더니 큰소리가 들렸다. "야만바가 아기를 낳았으니 떡을 해 와라! 떡을 해오지 않으면 모두 잡아먹을 거다." 마을 사람들은 조금씩 쌀을 걷어 떡을 했다. 떡을 가져갈 사람을 정하는데 아무도 가려고 하지 않자, 평소에 잘난척하던 젊은이 두 명을 보내기로 했다. 두 젊은이가 "길을 몰라 갈 수 없다"라고 하자, 일흔 살이 넘은 아카자 할멈이 나섰다. "내가 가지. 마음이 있으면 길도 있는 법이니."


할멈이 앞장서고 두 젊은이는 떡을 지고 야만바에게 가는데, 바람이 점점 더 거세게 불었다. 두 젊은이는 불안해하다가 결국 도망치고 말았다. 할멈은 혼자서도 꿋꿋하게 갔다. 드디어 야만바의 집에 도착했다. 생각과 달리 야만바는 무섭지 않았고 오히려 친절하게 할멈을 맞았다. 야만바의 아기는 어제 태어났는데도 바위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고 순식간에 날아다니며 곰도 강아지처럼 쉽게 잡아 왔다. 할멈은 야만바의 오두막에서 맛있는 저녁 식사를 했다. 할멈은 바로 집으로 갈 수 없었다. 삼칠일(21일) 간 물 긷기와 야만바의 발을 주무르는 등 보살펴주며 지냈다.


드디어 스무하루가 지나자 야만바는 할멈에게 신기한 비단을 선물로 준다. 잘라내고 잘라내도 다음 날이면 원래대로 돌아오는 비단이었다. 할멈은 집으로 돌아가 마을 사람들에게 비단을 잘라주고 잘라주고 또 잘라주었다. 아주 조금 남아도 다음 날이면 원래대로 돌아왔다. 비단을 받은 마을 사람들은 보물처럼 소중히 여겼고, 비단 덕분인지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잘 먹고 잘 살았다고 한다. (마쓰타니 미요코 글, 세가와 야스오 그림, 고향옥 옮김 <야만바의 비단> 비룡소 참고)


야만바에게서 받은 요술 비단을 마을 사람들과 나눈다. 여성들과 아이들, 동물들이 따뜻한 색으로 연결되었다( <야만바의 비단> 비룡소)



[글쓰기 미션]
1. 당신은 자신의 몸을 어떻게 보살피고 있습니까?

2. 먹으면 힘이 나는 음식은 무엇입니까?

3. 어떤 색깔, 어떤 냄새를 좋아합니까?

4. 어떤 음악을 들을 때 감각이 깨어나나요?

5. 엄마는 나를 가졌을 때 어떤 꿈을 꾸셨을까요?

6. 당신의 어머니는 어떤 분입니까? 다음 문장에 이어서 써보세요.

엄마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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