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에 관한 단상

essay 005. 쿄이의 시선

by Kyoi

“아름답지 않은 건 죽음보다 죽어가는 과정이야. 삶이 늘 아름다운 건 아니야. 강은 이래저래 치여도 바다로 흘러갈 거고, 바다라는 그 끝에 다다르면 다시 새롭게 태어날 준비를 할 거야.”

-리버보이



줄곧 죽음에 대해 떠올려본다. 내게 죽음은 코 끝을 스치는 향이고 어떤 공기고 때로는 울음처럼 들리는 선율이다.


어릴 적 맥밀러의 음악을 즐겨 들었다. 가사보다 리듬과 음의 흐름에서 감정이 느껴지는 게 좋았고, 그는 그간 쌓아왔던 소리들 사이로 사라져 또 다른 음악이 되었다. 그가 떠나던 해 봄은 예년보다 공기가 더디게 데워졌다. 알알이 맺힌 꽃들이 하나둘 터져 나올 때쯤 소중한 친구가 곁을 떠났다.

참 이상한 해였다.


평생 안부를 나눌 것만 같은 이들을 만나자, 꽤나 오래 곁에 있던 이의 안녕을 묻지 못하게 되었고. 그 혼란 속에 찾던 아티스트마저 떠나버렸으며. 짙은 상실을 겪으면서도 처음 사랑이란 걸 했다.

벼락에 맞아 전류로 곳곳이 뚫린 몸을 하얀 보자기로 덮어둔 채 애써 돌아다니는 거 같았다. 그때부터인가 죽음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여기기 시작했다. 어쩌면 상실 후에야 알아차린 그들의 슬픔을 어찌할 줄 몰라, 그 무게를 덜고자 하는 남겨진 이의 이기적인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편안하고자 한 선택마저 비극이 되지 않길 바라며. 그 시절 소중한 이의 아픔을 들어주지 못했던 죄책감을 던다.


곧 봄이 되면 아슬아슬한 운전 실력으로 그 아이를 찾아갈 거다. 늘 그랬듯 우리는 티끌만큼의 진지함도 없이 돌아가는 길에 뭘 먹을지 메뉴나 정하며 떠들 거고, 그 가벼움 뒤로 감춰진 그리움들이 하얀 먼지처럼 부유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