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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로

白老

by Yenny


재물은 바랄수록

충족되지 못하고


사랑은 기다릴수록

멀리 떠나만 가네


외로운 저 물가의

백로는

오늘도

낚시를 즐기며 사는구나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순백의 백로는

자신이 왜 백로인지

물음조차 갖지 않네


퍼져가는

발그스레한 노을에

눈시울을

함께 묻은 채


욕심도 씻어내고

외로움도 벗어둔

백로처럼


덧없는 것에

얽매이지 말고

힘차게 세월을

딛고 올라감을

다짐하네


새하얗게

그렇게

늙고자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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