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만난 노부부.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비결이 무엇인가요?

by Yenny

다양한 언어가 쉴 새 없이 들려오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 줄을 기다리는데 두 손을 꼭 잡고 있는 노부부가 내 앞에 서있다. 한국에선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지 않는 나지만, 외국만 나가면 먼저 말을 걸고 있는 낯선 나를 마주한다.

“어느 나라에서 오셨어요? 두 분이 너무 보기 좋아요.”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왔어요. 저는 과학 선생님이에요. 역사에 관심이 많아서, 올해 초엔 폼페이를 보기 위해 이탈리아에 다녀왔어요.”

“정말요? 부부가 함께 여행을 다니시는 모습이 너무 좋아요. 사이좋게 오랫동안 부부로서 지내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가요?”

“서로를 존중하고 신뢰가 깨지지 않는 게 중요해요.”

부부 십계명이 해외 할 것 없이 통하는구나 싶었다.

여자분이 말했다.

“나는 결혼을 전에 한 번 했었어요. 그렇지만 전 남편이 늘 거짓말에 거짓말 꼬리를 물어 신뢰가 깨져버렸죠. 그리고 그는 엄청난 부자였으나, 신뢰와 존중 앞에 그 모든 게 중요하지 않았구나 깨닫게 되었어요.”

“너무 중요하고 멋진 말이에요. 저도 아픈 상처를 딛고 새 삶을 잘 다지기 위해 파리에 왔어요. 너무 좋아요.”


루브르가 선사하는 작품보다 더 멋진 노부부가 주는 교훈을 얻었다. 특별한 사유가 있는 나에게 더 와닿는 말이었다. 이제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를 씩씩하게 헤쳐나가기 위해 고민하기 때문에 상처는 잘 덮어두었다.

절대 진리의 당연한 말들을 노부부의 모습을 통해 실감나게 접하니 더 와닿았다.


인생이란 것을 풀어보면, 한 사람의 스토리가 날실과 씨실로 엮여있다. 그 실이 엉성한 사람, 구멍이 난 사람도 있지만 모든 사람의 인생 직물 방식의 깊이와 울림을 어느 누구도 똑같이 살아보지 않는 한 알 수 없다.

우린 그저 내 앞에 놓인 실들을 열심히 짜 맞추어 가며 살아갈 뿐이다.


여행을 다니며 느낀다. 사람이 사는 것은 언어가 달라도 다 비슷하구나. 모두가 사랑받고 싶고, 즐거움을 추구하며 살아가는구나.


루브르 박물관의 1번 코스인 모나리자를 함께 감상하고 쿨하게 멀어져 가는 백발 노부부의 뒷모습을 보았다. 한 때 그리던 물질적 풍족도 다 찰나에 스쳐갈 뿐. 진정한 행복이란 저런 모습이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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