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에서 나를 되짚어보다.
매우 격양되어 있었다.
사람에 대한 상처를 단 시간에 잊기 위해 나는 더 처절해지고 굳세다는 분장을 하고는 전사처럼 분노의 글을 써대며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소나기 시절을 보냈었다.
그렇지만 돌아서보니 모든 것은 다 제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나는 숲을 바라보는 눈이 생긴 듯 하지만, 나와 또 다른 세계의 사람들을 접하며 여전히 숲의 일 부분만을 걷고 있었구나 지식면에서, 깨달음의 면에서도 수차례 느낀다.
나아가는 사람들을 보며 천천히 소리 없이 겸허하게 성장하고 싶어졌다. 내 인생에 잠시 멈춰가는 여유로움은 있더라도, 더 이상의 아픔은 없다.
용서는 나 스스로를 위해 하는 것이다.
타협이 되지 않는 사람은 그저 피하고 안 보면 될 뿐.
세상은 여전히 아름다운 게 많고, 좋은 사람들이 많다. 제자리에서 분주하지만 여유롭게 살아가는, 음식을 건네도 윙크 한번 하고 지나가는 친절한 사람들을 보며 푸석해진 내 마음에 영양분을 뿌려준다.
파리, 마음을 물렁 물렁 흐느적하게 만들어주는 마법의 도시였다.
요란스러움을 뒤로하고 이제는 건강하고 담백한 사람이 되고 싶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