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등기란
3절 가등기: 미리하는 등기
우리 모두 새 학기가 되면 다음 학년 반 배정을 미리 기대하죠? 그리고 좋은 자리를 미리 찜해두고 싶을 때도 있을 거예요. 부동산에서도 이와 비슷한 '미리 약속 등기'가 있답니다. 바로 가등기라는 건데요. 이 가등기 때문에 나중에 복잡한 일이 생기기도 해서 우리가 꼭 알아두어야 해요.
1. 가등기란 무엇일까요
부동산의 주인이 바뀌거나 중요한 약속을 등기부에 적는 것을 본등기라고 해요. 본등기는 마치 우리가 학교에서 시험을 보고 성적표에 진짜 점수를 적는 것과 같아요. 이 본등기를 해야만 부동산에 대한 권리가 진짜로 내 것이 되거나 바뀔 수 있어요. 이것을 '종국등기'라고도 부른답니다(민법 제186조).
그런데 가등기는 좀 달라요. 아직 본등기를 할 만큼 모든 준비가 끝나지 않았을 때 쓰는 거예요. 가등기는 나중에 할 본등기의 순서를 미리 찜해두는 거예요. 그래서 '순위 보전의 효력'이 있다고 말한답니다.
2. 가등기는 언제 사용될까요
가등기는 두 가지 경우에 주로 사용돼요.
첫 번째는, 지금 당장 본등기를 신청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기긴 했어요. 예를 들면, 건물을 사고파는 계약을 지금 했어요. 하지만 어떤 이유 때문에 당장은 주인을 바꾸는 본등기를 하지 않고 싶은 거예요. 이럴 때 나중에 할 본등기의 순서만 미리 내가 가져가고 싶을 때 가등기를 한답니다. 이것을 '청구권 보전의 가등기'라고 불러요.
두 번째는, 아직 본등기를 신청할 권리 자체가 생기지 않았을 때도 가등기를 할 수 있어요. 그런데도 나중에 생길 본등기의 순서를 미리 찜해두고 싶을 때 쓰는 거예요.
예를 들어 볼까요?
'시기부 계약': "내년 1월 1일이 되면 이 건물을 내가 살게!" 하고 약속하는 것처럼, 정해진 날짜가 되어야만 효력이 생기는 계약을 할 때 써요.
'조건부 계약': "은행에서 대출을 승인해 주면 내가 이 건물을 살게!" 하고 약속하는 것처럼, 어떤 조건이 이루어져야만 효력이 생기는 계약을 할 때 써요.
'매매예약': 지금은 진짜 계약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나중에 이 건물을 사고 싶다고 말하면, 그때는 진짜 계약을 맺어줘!" 하고 미리 약속하는 경우에 사용해요. 매매예약은 지금 당장은 계약이 아니지만, 나중에 '사겠다는 약속(완결권)'을 하면 진짜 계약이 되는 거예요.
이렇게 가등기를 미리 해두면, 지금 당장은 본등기를 못 하더라도 나중에 진짜 본등기를 하게 될 때, 가등기를 해 둔 그 순서대로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받을 수 있어요(부동산등기법 제88조).
3. 가등기를 해 놓으면 어떤 점이 좋을까요?
Q: 가등기를 해 놓으면 주인이 아니어도 마음대로 부동산을 사용할 수 있나요?
A: 아니요, 없어요.
가등기는 아직 진짜 주인이 되었다는 본등기가 아니에요. 그래서 가등기만 해 놓았다고 해서 바로 부동산의 주인이 되는 건 아니에요. 가등기 자체만으로는 순서를 미리 찜해두는 효과 말고는 다른 특별한 힘은 없어요(대법원 2001. 3. 23. 2000다51285 판례). 하지만 나중에 진짜 본등기를 하게 되면, 가등기했을 때 정해놓은 순서대로 효력이 생겨요. 그래서 권리의 변화가 그때부터 진짜로 인정받게 된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91조) 가등기는 이렇게 미리 순서를 잡아두는 힘이 있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에서 많이 사용돼요.
예를 들어 볼까요? 부동산을 산 친구(B)가 아저씨(매도인 A)에게 돈을 다 줬어요. 그런데 어떤 이유로 당장 건물 주인을 바꾸는 본등기를 하지 않고 싶어요. 이럴 때 가등기('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라고 불러요)라도 미리 해 놓으면 나중에 진짜 본등기를 할 때, 가등기했을 때 정해놓은 순서를 그대로 보장받을 수 있어서 안심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이런 상황을 상상해 봐요. 부동산을 산 친구(B)가 본등기 대신 가등기만 해 놓았는데, 아저씨(매도인 A)가 욕심이 생겨서 그 부동산을 다른 사람(C)에게 또 팔고, 다른 사람(C)이 진짜 본등기까지 해 버렸다고 생각해 봐요(이런 걸 '이중 매매'라고 해요.). 하지만 걱정 마세요! 그 전에 이미 가등기를 해 놓았던 부동산을 산 친구(B, 이 친구를 '가등기 권리자'라고 불러요)가 나중에 가등기를 바탕으로 진짜 본등기를 하면, 그 본등기의 순서가 나중에 산 친구(C)의 본등기 순서보다 더 빨라져요! 결국, 나중에 산 친구(C)가 한 본등기(가등기보다 순서가 늦는 등기)는 효력이 없어지게 되고, 그래서 등기를 담당하는 공무원 아저씨는 나중에 산 친구(C)의 본등기를 지워버린답니다(직권말소)(부동산등기법 제92조).
4. 가등기 후 본등기는 어떻게 할까요?
가등기를 하려면 보통 가등기를 하는 친구(B, 부동산 매수인)와 가등기를 해주는 아저씨(A, 부동산 매도인)가 함께 등기소에 가서 신청해야 해요. 서로 약속이 되어야만 할 수 있는 거죠. 예를 들면, 건물을 사는 친구가 아저씨에게 돈을 모두 줬는데, 사는 친구의 사정으로 아직 본등기를 하고 싶지 않을 때, 아저씨에게 가등기를 해달라고 부탁해서 둘이 약속하면 가등기를 할 수 있어요. (또는, 사는 친구가 아직 돈을 다 못 냈지만, 언제까지 꼭 내겠다고 아저씨에게 약속하고, 아저씨는 당장 건물을 팔고 싶어서, 서로 합의해서 가등기를 해 줄 수도 있어요.)
그런데 만약 둘이 가등기하기로 약속했는데, 가등기를 해줘야 할 아저씨(A)가 해주지 않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이때는 가등기를 하려는 친구(B)가 약속 서류를 가지고 혼자서 법원에 가서 '가등기 가처분 명령'이라는 것을 신청할 수 있어요. 법원에서 그걸 허락해 주면, 그 서류를 등기소에 내서 혼자서도 가등기를 할 수 있답니다. (부동산등기법 제90조) (참고로, 여기서 말하는 가등기 가처분은 다른 복잡한 법 절차인 '민사집행법'에 나오는 가처분과는 다른 종류예요.)
이렇게 가등기를 잘 해 놓은 다음, 가등기할 때 약속했던 날짜가 되거나 조건이 이루어지면, 가등기를 해 놓은 친구(B)가 가등기를 해준 아저씨(A)에게 진짜 본등기를 해달라고 부탁해서 본등기를 하게 된답니다. (만약 '내년 1월 1일에 살게' 같은 날짜 조건이나 '대출이 승인되면 살게' 같은 조건이 없는 일반적인 가등기라면, 가등기를 해 놓은 친구가 언제든지 아저씨에게 본등기를 해달라고 할 수 있어요.)
그런데 만약 가등기를 해줄 아저씨가 본등기를 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요? 이때는 가등기를 해 놓은 친구(B)가 아저씨(A)에게 법원에 소송을 걸어서 "본등기를 해주세요!"라고 요청할 수 있어요. 법원에서 이기면 그 판결문을 등기소에 내서 혼자서도 본등기를 할 수 있답니다.
반대로, 가등기할 때 정했던 날짜나 조건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으로 확실해진다면, 가등기를 해줬던 아저씨(A)는 가등기를 해 놓은 친구(B)에게 가등기를 지워달라고 요청할 수 있어요. 만약 친구가 들어주지 않으면, 아저씨도 역시 법원에 소송을 걸어서 가등기를 지워달라고 요청한 뒤, 법원에서 이기면 그 판결문을 등기소에 내서 가등기를 지울 수 있어요(가등기 말소).
5. 시간이 지나면 가등기 권리도 사라질까요?
Q: 가등기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 수 있나요?
A: 네, 그럼요!
가등기도 언젠가는 효력을 잃을 수 있어요. 가등기나 담보가등기 모두, 그 가등기를 하게 된 원래의 약속(채권)이 너무 오래되거나,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가등기의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에 가등기도 효력을 잃게 돼요. 그래서 가등기도 시간이 지나는 것에 영향을 받는답니다.
예를 들면, '매매예약'은 '10년'이라는 기간 안에 약속을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어요. 그래서 매매예약을 이유로 가등기를 해 놓은 지 10년이 지나면, 가등기를 해준 아저씨가 가등기 권리자에게 가등기를 지워달라고 요청할 수 있고, 지워주지 않으면 소송을 걸어서 가등기를 지워버릴 수 있답니다.
가등기는 복잡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부동산 거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좋은 약속 제도예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