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절 가등기가 담보로 사용될 때: '담보가등기' 이야기

담보가등기란

by 한상영변호사

4절 가등기가 담보로 사용될 때: '담보가등기' 이야기


지난 시간에는 가등기가 나중에 할 진짜 등기의 순서를 미리 찜해두는 '미리 약속 등기'라고 배웠죠? 그런데 가등기는 순서를 찜해두는 것 말고도, 돈을 빌려줄 때 약속을 지키도록 하는 '담보' 역할로도 아주 많이 사용된답니다. 이런 가등기를 '담보가등기'라고 불러요.


1. 담보가등기란 무엇일까요?


(1) 담보가등기의 의미


가등기는 원래 우리가 배운 대로 진짜 등기의 순서를 미리 잡아두는 용도로 많이 사용돼요. (이런 가등기를 '보전가등기'라고 부른다고 했죠?). 그런데 가등기를 특별하게 사용하는 경우도 아주 많아요. 예를 들어, 어떤 아저씨(채권자)가 다른 아저씨(채무자)에게 돈을 빌려줄 때, "나중에 돈을 못 갚으면 너의 집을 나에게 넘겨주기로 하자" 하고 약속하면서 가등기를 미리 받아두는 경우가 있어요. 특히 집 주인을 바꾸는 등기(소유권이전등기)를 나중에 하겠다는 약속을 위한 가등기를 받아두는 거죠. 이걸 바로 '담보가등기'라고 불러요.

만약 돈을 빌려 간 아저씨(채무자)가 나중에 돈을 갚지 못하면, 돈을 빌려준 아저씨(채권자)는 그때 미리 해둔 가등기를 이용해서 "내 이름으로 집 주인을 바꿔줘!" 하고 진짜 등기(본등기)를 요청할 수 있게 되는 거예요. (이때 보통 '미리 매매를 약속했다'거나, '돈 대신 물건으로 갚기로 미리 약속했다'는 내용으로 가등기를 해둔답니다.) 사실 돈을 빌리는 아저씨(채무자) 입장에서는 이렇게 자기 집을 담보로 가등기까지 해 주면서라도 돈이 필요한 경우가 많을 거예요.

이렇게 돈을 빌리면서 자기 집을 담보로 가등기를 해준 아저씨(채무자)는, 나중에 돈을 빌려준 아저씨(채권자)가 가등기를 이용해서 자기 집 주인을 바꿔버릴까 봐 무서워서라도 돈을 꼭 갚으려고 노력하겠죠? 돈을 빌려준 아저씨(채권자)는 가등기로 인해 돈을 빌린 아저씨(채무자)의 이런 약한 점을 믿고 돈을 빌려주는 것이랍니다.

하지만! 만약 돈을 빌려준 아저씨(채권자)가 가등기를 이용해서 자기 앞으로 집 주인을 바꿔버렸는데, 그 집의 진짜 가치(가격)가 돈을 빌려준 금액보다 훨씬 더 비싸다면, 돈을 빌린 아저씨(채무자)는 그만큼 손해를 보게 될 거예요. 너무 억울하겠죠?


(2) '가등기담보법'이 만들어졌어요


그래서 돈을 빌린 아저씨(채무자)가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1983년에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이라는 특별한 법이 만들어졌어요. 이 법을 줄여서 '가담법'이라고도 불러요. 이 법 덕분에, 돈을 빌린 아저씨(채무자)는 돈을 빌려준 아저씨(채권자)로부터 집의 진짜 가치와 빌린 돈의 차이(이 차이를 '청산금'이라고 불러요)를 모두 다 받기 전까지는 그 집의 주인이 여전히 돈을 빌린 아저씨에게 있는 것으로 법이 정해 놓았어요. 심지어 돈을 빌려준 아저씨(채권자)가 가등기를 이용해서 이미 자기 앞으로 진짜 등기까지 마쳤다고 해도, 청산금을 다 주기 전까지는 집 주인이 된 것이 아니라고 법이 말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돈을 빌린 아저씨는 집을 넘겨주는 것을 거절할 수도 있어요(가담법 제4조 제3항).

그리고 만약 가등기가 되어 있는 집이 법원에서 경매로 팔리게 되면, '담보가등기'는 마치 은행의 저당권과 똑같이 취급된답니다(가담법 제13조). 우리가 등기부에 담보가등기를 적을 때는 '등기 목적' 칸에 '담보가등기'라고 딱 적어줘요.



2. '순서만 찜해두는 가등기'(순위보전 가등기)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내 집을 사거나 팔 때 가등기가 있다면 반드시 그 종류를 파악해야 해요. 가등기가 '순서 찜'인지 '담보'인지에 따라 내게 미치는 영향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죠. 이 차이를 모르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답니다.


(1) 어떻게 구분할까요?


Q: '담보가등기'와 '순서만 찜해두는 가등기'는 어떻게 구분하나요?


A: 가등기를 하는 사람들이 '진짜로 어떤 생각'(실제 의사)을 했는지로 구분해요.


그런데 문제가 있어요. 돈을 빌려주고 빌리면서 가등기를 할 때, '담보가등기'라고 등기부에 딱 적지 않는 경우가 오히려 더 많아요. 편의상 '집 주인을 바꾸는 등기를 나중에 하기 위한 가등기'(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하고, 등기 원인에는 '돈 대신 물건으로 갚기로 한 예약'(대물변제 예약) 또는 '미리 매매를 약속한 것'(매매예약)이라고 적고 등기를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이럴 때, 그 가등기가 진짜 담보가등기인지 아닌지는 등기부에 적힌 대로만 보는 것이 아니에요. 가등기를 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떤 마음(실제 의사)으로 그 가등기를 했는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답니다.(대법원 1998. 10. 7. 98마1333 판례에서도 "가등기가 진짜 돈을 빌려주는 것을 위한 담보 목적이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지, 등기부에 매매예약이라고 적혀있든 대물변제예약이라고 적혀있든 그런 형식적인 글씨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2) 담보가등기인 경우.


만약 그 가등기가 진짜 담보가등기로 인정되면, 그 집이 경매로 팔릴 때 '가등기담보법'에 따라 마치 저당권과 똑같이 취급돼요. 그래서 저당권처럼 경매 후에 등기부에서 지워지면서, 그 가등기가 처음 등기된 순서에 따라 다른 빚들보다 먼저 돈을 받을 수 있는 힘이 생겨요(가등기담보법 제12조, 제13조). 그래서 담보가등기를 가지고 있는 아저씨(가등기권자)는 그 가등기가 된 순서와 다른 빚들(저당권, 압류 등)이 등기된 순서를 비교해서, 자기 순서에 맞춰 경매로 얻은 돈을 나눠 받는답니다.


(3) 순서만 찜해두는 가등기(순위보전 가등기)인 경우


하지만 그 가등기가 '담보가등기'가 아니라, 진짜 순서만 찜해두기 위한 '보전가등기'라면 이야기가 좀 달라져요.


그 가등기가 제일 먼저 등기되어 있는 경우: 만약 그 보전가등기가 다른 모든 빚(담보권)들보다 가장 먼저 등기되어 있다면, 이 가등기는 보호되어야 해요. 그래서 설령 집이 경매로 팔리더라도 이 가등기는 계속해서 그대로 남아 있어요(이런 걸 '인수주의'라고 불러요). 경매에서 그 집을 사는 사람(낙찰자)은 이렇게 남아있는 가등기의 부담을 그대로 떠안아야 한답니다. (물론, 집을 사는 사람은 이렇게 가등기가 남아있는 것을 고려해서 얼마에 살지 결정하거나, 경매에 참여할지 말지를 결정할 거예요.)


그 가등기가 제일 먼저 등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 하지만 만약 그 집에 가등기보다 먼저 다른 빚(담보권)이 등기되어 있다면, 먼저 등기된 빚이 온전히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순서만 찜해두기 위한 순수한 보전가등기는 경매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지워질 수밖에 없어요. 이런 경우, 가등기권자는 경매로 얻은 돈을 나눠 받을 수도 없고, 가등기도 지워지게 돼요. 그저 가등기를 해준 아저씨에게 나중에 "그때 약속했던 권리를 지켜줘!" 하고 일반적인 약속(채권적 권리)만 요구할 수 있을 뿐이랍니다.(그래서 만약 다른 빚보다 늦게 등기되어 경매로 지워질 위기에 있는 순수한 보전가등기를 가진 사람이, 마치 담보가등기인 것처럼 법원에 거짓으로 신고해서 돈이라도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어요. 이때는 가등기를 해준 아저씨나 다른 빚을 가진 사람들이 "이 가등기는 담보가등기가 아니라 순서만 찜해두는 가등기예요!"라고 주장하면서 돈을 나눠주는 절차(배당절차)에서 이의를 제기해서 그 가등기권자가 돈을 못 받게 막을 수 있답니다.)



3. 부동산 경매가 될 때 가등기는 어떻게 될까요?


혹시 내가 마음에 둔 집이 경매로 나왔다면? 가등기의 종류와 순서를 정확히 알아야 혹시 모를 위험을 피하고 안전하게 내 집을 경매로 취득할 수 있어요.


법원에서 물어보는 절차: 이처럼 가등기가 진짜 순서만 찜해두는 '보전가등기'인지, 아니면 돈을 위한 '담보가등기'인지는 모든 사람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예요. 그래서 가등기담보법에서는 집이 경매로 팔릴 때, 법원에서 가등기를 가진 사람에게 "당신의 가등기는 담보가등기인가요, 아니면 보전가등기인가요?" 하고 물어보도록 하는 절차를 만들어 두었어요(가담법 제16조).

가등기권자가 아무 대답이 없을 때: 법원에서 그렇게 물어봤는데도 가등기권자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을 때가 있어요. 만약 그 가등기가 가장 먼저 등기된 가등기라면, 그 가등기는 그대로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에 순수한 보전가등기로 생각하고 경매를 계속 진행해요(대법원 2003. 10. 6. 결정 2003마1438 판례에서도 그렇게 결정했어요). 담보가등기라면 반드시 법원에 신고해야만 돈을 받을 수 있는 권리(담보권자)로서 돈을 나눠 받을 수 있답니다(가담법 제16조 제2항).


가등기가 가장 먼저 등기되어 있지 않은 경우: 하지만 만약 그 가등기가 제일 먼저 등기되어 있지 않다면, 그 가등기가 순수한 보전가등기담보가등기든 상관없이 어차피 경매 때문에 지워지게 돼요(경매에서 집을 사는 사람은 빚이 없는 깨끗한 상태로 집을 사야 하기 때문이에요). 이때 가등기권자가 법원에서 물어봤는데도 "내 건 담보가등기예요!"라고 신고하지 않았다면, 은행의 저당권처럼 먼저 돈을 받을 수 있는 힘도 없어서 경매로 얻은 돈을 나눠 받을 수도 없게 돼요(그래서 만약 담보가등기를 가진 사람이라면, 집이 경매로 팔릴 때 꼭 법원에 자기 권리를 신고해야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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