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절 등기를 해 놓으면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

등기의 추정력

by 한상영변호사

5절 등기를 해 놓으면 정말 안심할 수 있을까 - 등기의 추정력


내 집을 장만하고 등기를 마쳤다고 해서 모든 걱정이 끝나는 건 아니에요. '등기의 추정력'과 그 한계를 정확히 알아야 혹시 모를 법적 분쟁에서도 내 권리를 당당하게 지킬 수 있답니다.


1. '등기의 추정력'이란 무엇일까요?


부동산 등기부는 법원에서 우리 집이나 땅에 대한 진짜 이야기와 주인이 누구인지 아주 중요하게 관리하는 공책과 같다고 했죠? 이 공책에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함부로 무시하면 안 돼요.이런 중요한 이유 때문에, 법에는 딱 정해진 말이 없지만, 대법원에서는 이렇게 말했어요. "일단 부동산 등기부에 적힌 내용은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는 힘이 있어!" 이걸 '추정력'이라고 불러요. 이 '추정력'은 아주 강해서, 마치 법으로 정한 것처럼 강력하게 믿어준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지금 등기부에 적힌 건 틀렸어!"라고 주장하려면, 그 사람이 진짜로 틀렸다는 분명한 증거를 직접 찾아서 보여줘야 해요('본증'이라고 불러요). 그냥 "왠지 이상한데?" 하고 의심만 하거나('반증'이라고 불러요) 흐릿한 증거만 가지고는 지금 등기부에 적힌 내용이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고 법원이 정했어요(대법원 1997. 9. 30. 95다39526 판례).

2. 등기의 추정력이 왜 좋을까요?


예를 들어 볼까요? 지금 어떤 건물의 주인이 등기부에 딱 적혀 있어요. 그런데 다른 사람이 자꾸 나타나서 "이 건물의 등기에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하고 시비를 걸면, 진짜 주인은 혹시 자기 권리를 잃게 될까 봐 많이 걱정되겠죠? 하지만 '등기의 추정력' 덕분에 걱정할 필요가 없어요. 지금 있는 등기에 뭔가 잘못된 점이 있다는 아주 명확한 증거를 보여주지 못하면, 등기부에 적힌 지금의 주인이 계속해서 자기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등기에 '추정력'이라는 힘이 있어서, 등기를 가지고 있는 사람(등기명의자)은 자기 부동산에 대한 권리가 안전하게 보호된다고 안심할 수 있어요. 그래서 우리 사회도 더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것이랍니다.


Q: 만약 할아버지(A)가 자신의 건물을 남겨두고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할아버지의 아들인 아빠(상속인 B)가 그 건물을 다른 사람(C)에게 팔았는데, 등기부에 할아버지(A) 이름에서 바로 다른 사람(C) 이름으로 주인이 바뀌었다고 적혔어요. 다른 사람(C) 이름으로 된 이 등기도 진짜라고 믿을 수 있을까요?


A: 아니요, 믿을 수 없어요.


돌아가신 할아버지(A)는 당연히 건물을 사고파는 일을 할 수 없겠죠? 그런데도 아들(상속인 B)이 마치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다음에 건물을 판 것처럼 할아버지(A) 이름에서 다른 사람(C) 이름으로 곧바로 등기를 바꿔버린 것은, 돌아가신 분이 직접 할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그 등기가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는 힘('추정력')도 인정되지 않는답니다. 이런 경우에는 먼저 할아버지(A)에서 아들(B)에게로 '상속 등기'를 먼저 한 다음에, 아들(B)이 다른 사람(C)에게 파는 '소유권 이전 등기'를 해야 올바른 방법이에요.

하지만 만약 할아버지(A)가 돌아가시기 전에 이미 다른 사람(C)에게 건물을 파는 계약을 했다면 어떨까요? 이 경우에는 할아버지가 살아계실 때 계약을 한 것이므로, 할아버지(A) 이름에서 다른 사람(C) 이름으로 곧바로 주인을 바꾸는 등기를 할 수 있어요. 그리고 이때 다른 사람(C)의 등기는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는 힘('추정력')이 인정된답니다. 왜냐하면 이때는 아들(상속인 B)이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대신해서 등기 신청을 해 준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부동산등기법 제27조에도 이런 내용이 있답니다) (대법원 2004. 9. 3. 2003다3157 판례).


3. '특별한 법'으로 한 등기도 믿을 수 있을까요?


(1) 왜 이런 법이 생겼을까요?

오래된 땅이나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부동산을 사고팔 때, 특별조치법('부동산소유권이전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으로 된 등기가 있을 수 있어요. 이 등기가 왜 생겼고, 어떤 특징이 있는지 미리 알아두면 불필요한 분쟁을 피하고 안전하게 거래할 수 있답니다.


등기가 진짜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좀 다르게 되어 있는 경우가 있어요. 이런 걸 '등기가 실체적 내용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해요. 우리 집이나 땅의 주인이 바뀌거나 어떤 약속이 생기면, 등기부에도 그 내용을 꼭 바꿔 적어줘야 하죠?(이걸 '실체와 등기의 일치'라고 불러요). 그런데 옛날에는 등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등기 내용을 제대로 바꿔주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 경우가 많았대요. 특히 누가 주인인지 알기 어려운 산이나 밭 같은 땅(임야)들이 그랬고요. 할아버지, 할머니, 증조할아버지 같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땅도, 주인이 바뀔 때마다 등기부도 바꿔줘야 하는데, 그냥 돌아가신 조상님 이름으로 그대로 놔둔 땅이 많았대요.

이렇게 등기부가 실제 주인과 다르게 되어 있으면, 시간이 흐를수록 부동산에 대한 권리관계에 더 복잡한 문제가 생기므로, 이를 해결하려고 나라에서 잠시 사용하는 특별한 법을 만들었어요. 이 법 덕분에 그동안 바뀐 주인들을 일일이 다 등기부에 적지 않고, 지금 진짜 주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 이름으로 바로 등기를 할 수 있게 해 주었답니다. 이걸 '특별조치법에 의한 등기'라고 불러요. 정말 편리한 방법이죠!


(2) 특별조치법으로 등기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이 특별한 법으로 등기하는 절차는 아주 간단해요. 지금 정당한 권리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그 땅이나 건물이 있는 마을에 사는 어른 세 분(이 어른들은 마을 대표 같은 분들인데, 지방자치단체장이 위촉함)에게서 자신이 정당한 권리자라는 보증서나 확인서를 받아요. 그리고 이 서류를 등기소에 가져다 내면, 과거의 권리 변동 내용을 모두 생략하고 지금 권리자 이름으로 단숨에 쉽게 등기를 할 수 있게 한 것이죠. 중간에 여러 번 바뀌어야 할 등기 과정을 모두 빼고 지금 권리자 이름으로 곧장 등기하는 편리한 제도예요. 이 법은 필요할 때마다 잠시 만들어서 사용하곤 했답니다.


(3) 특별조치법의 악용


그런데 이렇게 등기를 쉽고 편하게 해주는 특별조치법을 나쁜 일에 이용한 경우도 많이 생겼어요. 어떤 사람들이 자기가 진짜 주인이 아닌데도, 마을 어른들을 속이거나, 심지어는 어른들과 함께 속여서 "내가 진짜 주인이야!"라고 거짓말하고 보증서를 받아서 특별조치법으로 자기 이름으로 등기를 해버린 거예요. 이렇게 거짓말로 등기를 한 나쁜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어요. 이 때문에 진짜 주인들은 큰 피해를 입었어요. 자기 땅이나 건물을 찾으려고, 특별조치법으로 간단하게 등기를 마친 가짜 주인들을 상대로 "그 등기는 잘못된 거니까 지워주세요!" 하고 법원에 소송을 거는 일이 아주 많이 생겼답니다. 마치 유행처럼 '조상 땅 찾기' 운동이 벌어진 것이죠.


(4) 특별조치법으로 된 등기의 추정력


혹시 특별조치법으로 등기된 집을 살 계획이라면, 그 등기의 '추정력'이 얼마나 강한지 알아야 해요. 예상치 못한 소송에 휘말리지 않고 안전하게 내 집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지식이랍니다.


Q: 만약 A라는 사람이 특별조치법 덕분에 자기 이름으로 등기를 마쳤는데, 다른 사람이 A의 등기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려면 얼마나 확실한 증거를 보여줘야 할까요?


A: 보증서나 확인 서류가 거짓이거나 가짜라는 걸 증명해야 해요. 또는 A의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해요.


이런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법적인 문제가 바로 '등기의 추정력' 이야기예요. 즉, 특별조치법으로 간단하게 만들어진 지금의 등기를 대상으로 "내가 진짜 주인이야!"라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건 사람이, 과연 그 등기가 왜 잘못되었는지 얼마나 확실하게 증거를 보여줘야 법원에서 이길 수 있을까요? 대법원에서는 이렇게 판단했어요. 보증서나 확인 서류가 거짓이거나 가짜라는 것이 확실하게 증명되거나, 아니면 등기부 주인(피고)의 주장 자체가 말이 안 되는 거짓말이라는 것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아니면, 지금 등기부에 있는 등기가 진짜라고 믿을 수 있는 힘('추정력')을 함부로 부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래서 소송을 거는 사람이 법원에서 이기려면 아주아주 분명한 증거들을 잘 모아서 준비해야 한답니다(대법원 2001. 11. 22. 2007다71388, 71395 전원합의체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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