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지난해와 올해 각 1-2 개월씩 유럽에서 일정이 생기면서, 지난해 가을과 이번 봄은 쭉 유럽에서 지내게 되었다. 이번에 유럽에 들어오고 나서는 약 2개월이 지났고, 9개 국가를 거쳐왔다. 우리는 국가마다 워크샵이나, 비지니스 미팅 일정들이 있기 때문에 유럽에 여행만을 목적으로 온 것과는 이동 동선이나 속도가 달라서 길게는 2주에서 짧게는 3-4일 정도로 각 도시들을 살펴보고 있다. 처음에는 비행기로 이동을 하다가, 차로 이동이 가능한 내륙 지방으로 오게 되면서 부터는, 렌트카로 여러 도시들에서 일도하고, 사람도 만나고, 여행도 하고 그렇
사실 말이 좋아서 workcation 이지, 실상은 호텔에서 8-9시간 내내 앉아서 종일 미팅을 하다가, 오후쯤 되어서야 밖에 나와서 커피한잔 늦은 점심 겸 저녁을 먹곤 하는 아주 비루한 생활중이다. 하하. 나는 한국에서의 일들도 진행하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거의 새벽 2-4시 사이에 기상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벌여놓은 일을 어떻게든 마무리 하려면 몇 달간은 내 몸을 좀 괴롭혀야 하는 시기이다.
사람이기에 잠이 부족하고 몸이 힘든때도 있지만, 환경이 사람에게 주는 영향을 다시 한 번 느끼는 것은, 이렇게 별 것 없는 일상임에도, 잠시 잠깐씩 찰나에 스쳐가는 각 도시와 나라의 삶과 Scene 들이 나에게 종종 울림을 줄 때가 있다는 것이다. 삶의 방식이 다르고, 각자의 삶의 가치가 다른 도시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들도 나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때도 있으며, 때로는 생경한 도시 사람들의 행동들 가만히 보고 있어도 그 다름과 독특함에서 빛나는 아우라에 놀랄 때도 있다.
그 동안 여러 일들과 병행하면서 한동안 브런치에 나의 기록들을 적어나가는 것이 소홀해 졌었는데, 다행히 요 며칠 그동안의 일들을 정리하고 잠깐의 짬이 나게 되었다. 기억이 더 옅어지기 전에 작지만 마음을 울렸던, 아이처럼 신기해 했던 혹은 머리를 갸우뚱하게 했던 유럽에서의 생활들을 조금씩 적어 나가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