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크로아티아에서 두 달 정도의 시간을 보냈는데, 유럽의 남쪽 해변가를 끼고 쭉 뻗어있는 이 나라는 자연 환경이 그야말로 축복인 나라이다. 스위스 아래의 산맥을 쭉 타고 내려와서인지, 하이킹을 할 수 있는 곳들도 아주 많고, 이탈리아와 마주보고 있는 해변들도 아름답기 이루말할 수 없다.
우리는 주말을 이용해 Zagreb에서 Split 그리고 왕자의 게임 촬영지로 유명한 Dubrovnik 까지 로드트립을 하였는데, 비가 오다, 안개가 끼다, 다시 화창해 지는 그 풍경들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광경들이다. Split이나 Dubrovnik는 확실히 투어리스트를 대상으로 경제가 돌아가는 도시들이어서 그런지 Zagreb보다는 훨씬더 물가가 비싼 것이 느껴졌지만, 그래도 다른 유럽 도시들에 비해서는 식료품이나 실생활용품을 저렴하게 구할 수 있고 외식도 미국에 비해서는 그래도 저렴한 편인 것 같다.
Split에는 리조트 형식의 호텔들이 많은데, 그 중에 우리는 Private beach가 딸려있는 리조트를 선택했다. 사람들이 많지도 않고, 조용한 해변가 인데, 아침 저녁으로 해변가를 따라 산책도 가능하고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것도 가능해서 고즈넉하게 크로아티아의 풍경을 느끼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아만 유럽의 비치들은 동전만한 크기의 자갈로 이루어진 곳들이 많아서, 슬리퍼나 샌들을 꼭 챙겨가셔야 한다. 모래 해변에 익숙해 져있는 나와 남편은 호기롭게 자갈쯤이야 하면서 첫날에 해변에서 유럽인인냥 맨발로 다녔지만, 우리의 발은 자갈에 엄청 고통을 당해서, 이튿날 당장 COOP에가서 크록스를 사야만했다 하하)
잔잔한 파도에 맑은 물 때문에 바다 깊은 곳까지 형형색색 물고기들까지도 다 볼 수 있는 곳들이어서 정말 휴가를 즐기기에는 적격인 곳이 아닌가 싶다. 유럽인들은 매번 바캉스를 새로운 곳으로 가지 않고, 한 곳을 정해서 몇 십년을 같은 곳을 간다고 하는데, 이 곳이라면 일년에 한 두번 와서 한두달 내 영혼이 쉴수있게 내버려 둘 수 있는 곳이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참, 글을 마치기 전에 Blue Radission Hotel 에서 우리 저녁 서버를 해주셨던 서버 분이 40년간의 호텔 직원 생활을 마치고 6월을 끝으로 은퇴를 하신다고 했었는데, 은퇴후에 더욱 행복한 삶을 사셨으면 하는 마음을 전해본다.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은퇴를 하실 시점이 되서인지, 그리고 이제 10여년 정도 사회생활을 하고 매일 같은 직장으로 가서 일하는 것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를 알게되어서인지, 그 이야기를 듣는데 마음이 뭉클했다. 40년을 다닌 직장을 그만두는 것은 어떤 마음일까....여튼 여러모로 마음이 평화로웠고, 또 우리가 사는 인생에 대해서 많은 생각이 들게끔 했던 크로아티아의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