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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대필시인 Mar 11. 2024

내가 보낸 말이 연어처럼 나에게 돌아와

내가 보낸 말이 연어처럼 나에게 돌아와


먼바다로 보낸 말이 

넓은 대양을 지나

거친 파도를 넘고

긴 강을 거슬러

거미줄 같은 물줄기를 찾아

언젠가

어느덧

연어처럼

나에게 돌아 온다.



오렌지 핑크색의 아름다운 살을 가진 연어는 독특하고 아름답다. 담수에서 태어나 바다로 이동해서 살다가 민물강의 레즈(redds)라고 불리는 자갈둥지에 알을 낳기 위해 태어났던 곳을 찾아 먼바다를 지나 강물을 거슬러 온다. 켈트 신화에서는 지식의 언어(salmon of knowledge)가 등장하는데 연어를 먹으면 지혜를 얻는다고 믿었다. 연어는 회귀하는 도전과 투쟁의 시간을 지나 알을 낳고는 장엄한 죽음으로 다음 세대에 생명으로 이어준다. 신해철의 "민물장어의 꿈"의 가사 일부분을 보면 누군가의 꿈이 보인다. "저 강물이 모여드는 곳/ 성난 파도 아래 깊이 / 한 번만이라도 이를 수 있다면 /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 흐느껴 울고 웃으며 /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 아무도 말해 주지 않는 / 정말로 내가 누군지 알기 위해."  우리는 한 마리 연어 같다. 죽음에서 태어나 생명을 얻고 인생의 바다를 여행하다 바다를 지나 강물을 거슬러 다시 죽음으로 돌아간다. 연어처럼 돌아온다. 말은 내가 만든 연어 한 마리이다. 그 연어는 나에게서 나가 돌고 돌아 결국 나에게 돌아온다. 아름다운 말을 보내면 아름답게, 사랑을 말하면 사랑으로, 미움을 보내면 미움으로, 결국 내가 보낸 모습으로 연어처럼 나에게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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