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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rewjoo Mar 04. 2024

키오스크와 개인주의

사람이 사람을 불편해하게 된 사회.


토요일 오후 컴퓨터로 작업을 할 게 있어서 집 근처 자주 가는 카페를 찾았다. 


요새는 웬만한 프랜차이즈 카페에 들어가면 키오스크부터 찾는 게 당연해졌다. 키오스크가 없는 매장인 것을 알고 1~2초 잠시 당황하기도 한다.


이날 갔던 이디야 카페는 키오스크가 없어서 종업원에게 직접 카페라떼를 주문했다. 그리고 결제를 하려고 키프트카드를 건넸다. 


종업원은 이걸로 결제가 되는지 모르겠다며 다소 당황한 표정을 보였다. 


"이 기프트카드 여기서 사용 가능해서 지난번에도 사용했다. 카드를 긁는 게 아니라 카드 뒤편에 바코드를 찍어서 결제하면 돼요."라고 내가 말했다. 


그리고 종업원이 잠깐 카드를 깔짝거리며 살피더니 안 되는 것 같다며 퉁명스러운 말투로 카드를 내게 다시 건넸다. 나는 기프트카드를 받고 파란색 IBK체크카드를 건네어주고 계산을 마쳤다. 


계산을 마치고 아주 잠시 후 짜증이 머릿속에 솟구쳤다. 


'x발 태도가 왜 저따위야? 이거 다른 지점에서도 다 되는 거고 심지어 여기 올 때마다 사용했는데 방법도 찾아보지 않는 거지? 심지어 내 뒤에서 다른 고객도 없었서 급하지도 않았잖아? 차라리 키오스크가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 이제는 고객도 종업원도 모두 사람을 불편해하고 어려워하는 시대가 왔구나. 그리고 키오스크가 그것을 증명해 주는구나..




사실 이런 일을 불과 2달 전에도 서현역 어느 카페에서 똑같이 겪었다. 


그때도 이디야카페에서 일어난 일이다. 아래는 당일 작성한 24년 1월 3일 일기에서 발췌했다. 


『카페 점원은 매우 불친절했다. 내가 사용하려는 쿠폰을 사용할 수 있냐고 물어봤는데 안된다고 하더라. 그런데 다시 내가 확인해 보니 사용 가능했다. 그런데 이미 주문을 들어갔고 귀찮아서 나중에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또 생각해 보니 포인트 적립도 까먹어 버렸다. 매장에 와이파이를 물어보니 대답해 주는 게 무척 성가신 듯이 의자에 앉아 건성으로 눈을 흘기며 벽 옆면을 가리켰다. 


서비스가 엉망진창이었다. 다시 갈 일은 없을 것 같다. 』


어쩌면 앞으로 키오스크가 없는 매장을 방문하는 게 불편한 사람들도 생길 것 같다. 마치 스마트폰의 발달로 '전화공포증'이 생긴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전화하는 거, 대면하는 거를 두려워하는 사회가 된다는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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