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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병선 Feb 14. 2016

스타트업, 옥석가리기가 시작된다

보다 냉철한 판단과 성숙한 투자 마인드의 필요성 

예견되었던 상황이지만 전세계적인 경기 변화에 따른 미국의 스타트업 투자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필자도 엔젤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이런 트렌드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스타트업 투자도 매우 긍정적인 분위기에서 유니콘이라고 불리는 1조 이상의 기업가치의 스타트업에 대한 걱정이 나오기 시작했다. 

'The Great Reset': Venture capitalists and startups have shifted from greed to fear 


국내 환경도 유사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한다. 아래 보고서를 보면 중국도 유사하게 옥석가리기가 시작되었다는 텐센트의 보고서가 발표된바 있다. 텐센트 보고서가 말하는 중국 O2O…”옥석가리기는 이미 시작, 한국도?”

한국 스타트업은 2012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2012년에 빅뱅엔젤스 엔젤클럽로 1기를 투자하면서 컨텐츠, 플랫폼, 커머스 분야에 투자를 시작했다. 2013년이 게임, 패션, 서브스크립션 2014년 푸드테크, 여행, 컨텐츠, 공유경제 2015년 부동산, 웹툰, 웹소설, B2B 등이 주류 테마였다면 2016년은 본격적인 사물인터넷과 헬스케어가 주요한 투자 테마가 될 것이다. 


그러나 2016년부터 향후 3년간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점차적으로 낮아질 것이다. 특히 빅뱅엔젤스 기준으로 50억 미만의 기업가치 단계 즉 Seed 단계나 시리즈A 단계의 투자 유치가 필요한 기업의 경우는 기존보다는 낮은 수준의 기업가치 평가를 받을 각오를 해야할 것이다.


2016년은 4년전부터 시작된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본격적으로 성과를 보여야하는 시점이 되었다. 대부분의 초기 단계의 펀드나 개인 엔젤투자자도 현실적으로 10년을 기다리기는 어려울 것이다. 스타트업 정의의 공통의 요소가 "기술이나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하는 빠른 성장"이라면, 이제 3년이 넘었다면 "빠른 성장"의 가능성을 보여주어야 할 시점이 오고 있다.


수많은 플랫폼 비즈니스를 표방한 기업들이 있었다. 이벤트, 푸드테크, 여행, 뷰티, 디지탈 컨텐츠 등 다양한 플랫폼 비즈니스가 시장을 만들어가고 있지만 이제 본격적인 옥석가리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스타트업은 게임이 아니다. 


직함상 대표로, 파운더로 멋지게 어디선가 발표를 하기 위해서 스타트업을 하는 것이 목표는 아니다. 외부와 주변 사람들에게 멋지게 보여지기 위해서 시작하지는 않았겠지만 혹시 분위기에 취해서 그런 수준으로 사업을 하고 있지 않은지 찬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여러분이 지금 스타트업이고 창업한지 3년이 넘었는데 의미있는 규모의 고객을 확보하지 못했고, 향후 3년내에 B2C 기업이라면 고객 100만명을 또는 B2B 기업이라면 매출 100억을 기대할 수 있는 그림이 보이지 않는다면 여러분의 스타트업의 Restart를 생각할 시점이다.


스타트업이라면 정부 사업에 기대어, 또는 아웃소싱 비즈니스로 수명 연장의 꿈을 꾸는 좀비 기업으로 남아있을 생각을 해서는 안된다. 그런 형태의 기업이라면 스스로를 스타트업이라고 말하지 않기를 바라며,  차리라 투자금을 돌려줄 마인드로 일해야 할 것이다. 


스타트업으로 매출을 내고 있다고 해도 50억에서 매출이 정체되었고, 향후에 매출 규모를 성장시킬 모멘텀을 만들 수 없다면 그 정도 규모에 만족할 수 있는 중견기업을 찾아서 빨리 M&A를 해야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뱅엔젤스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다. 알란케이의 말대로 미래는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기때문이다. 


이제 멋 부리는 스타트업이 아닌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세상을 바꿀 열정과 능력이 있는 스타트업만이 살아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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