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kwoo Jan 07. 2024

트러블 만드는 게 반복되는 ADHD인이라면.

많은 성인ADHD인들은 자신이 불합리한 처우를 받거나 상대방의 언행이 불편할 때, 직설적으로 말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결과 윗사람이나 동료에게 밉보여서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받는 경험을 합니다. 지나고 나서당시를 회상하면, ‘괜히 이상한 사람을 만나서 나의 솔직한 성격 때문에 피해를 봤어’하고 생각합니다.

지백이 1권에서도 언급했지만, ADHD인은 ‘마음의 불편함을 참는 힘’이 약합니다. 그 불편한 순간을 지금 해결하지 않으면, 내일도 모레도 계속 반복될 것 같은 기분이 들지요. 불편함이 영원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지금 그걸 빠르게 해야만 할 것 같은 감정에 휩싸입니다. 그러면 ‘돌직구’를 날리는 것이 현재 취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솔직한 성격이 아닙니다. 나에 대한 이미지와 평가를 안 좋게 만드는 것으로 우리가 지양해야 하는 모습입니다.


어느 집단이든 이상한 사람은 꼭 있습니다. 집단 내 많은 이들이 그 이상한 사람을 좋아하지 않고 뒷담화를 나누지만, 모두가 그 사람과 표면적으로 트러블을 일으키진 않습니다. 그 이상한 사람과 트러블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더라도, 다른 새로운 집단으로 갈 때마다 그 곳의 새로운 이상한 사람과 ‘매번’ 트러블을 일으키진 않습니다. (보통 일반인은 과거의 경험에서 학습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저의 지난 과거를 돌아보니, 저는 제가 속했던 집단마다 거기에 있는 이상한 사람과 크든 작든 늘 트러블이 있었습니다. ADHD를 진단받고 약물치료를 시작한 후에도 이런 양상이 계속되었던 걸 보면, 단순히 약물치료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몇 년간 ADHD지피지기백전불태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많은 성인ADHD인들의 고민을 보니, 저와 같은 경험과 같은 생각을 하는 ADHD인이 많았습니다. 그제서야 저의 모습은 ADHD와 관계 있는, ADHD인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고 개선해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어렴풋이 들었습니다. 많은 시간, 깊은 고찰을 하고 나서야 이런 문제에 대한 어렴풋한 생각이 점점 뚜렷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집단을 옮길 때마다 비슷한 경험을 반복하고 있다면 철저히 내 안에서 문제를 찾아야 합니다. 애초에 이것을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한다면, 어느 집단을 가든 계속 반복될 뿐입니다. 이상한 사람이랑 트러블이 생겼을 때, 모두가 내 편을 들어준다 하더라도, 결국 손해를 보는 것은 우리 자신입니다. 그런 감정적인 문제에 주의력이 흐트러지면 시간, 집중력, 에너지 등 손해보기 마련입니다. 생각해보세요. 얻는 게 없는 싸움입니다. 정말 그 이상한 사람이 이상한 정도의 선을 넘었다면 내가 아닌 누군가가 먼저 또는 여럿이 나서서 분쟁을 만들었을 겁니다. 부디 먼저 분쟁을 리드하는 사람이 되지 않길 바랍니다.



이 글에 대한 ADHD인들의 반응

“뼈 맞았습니다. 저는 제가 정의의 사도인 줄 알았어요.”

“제 별명이 그래서 쌈닭이었나 봐요. 자제해야겠네요.”

“좋은 글이네요. 제가 실제로 직접 겪은 일과 같아서 더 와닿네요”


작가의 이전글 지백이 미루기극복10계명(202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