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그것은 비단 남자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여자도 탈모가 생긴다. 게다가 남성 탈모는 흔해서 자연스러운 느낌인 반면에, 여성에서 오는 탈모는 부자연스러워 오히려 사람들이 쉽게 알아본다.
여성의 탈모에서 남성호르몬의 영향은 크지 않다.
여성의 두피에는 남성보다 5배 높은 수치의 아로마타제 효소가 존재하는데, 이 효소는 테스토스테론을 에스트로겐으로 변환시키고, 탈모 호르몬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조직 내 수치를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남성호르몬의 생물학적 이용 가능량을 감소시킨다.
이렇게 남성호르몬의 영향이 낮은 이유로 여성에서는 M자가 밀리는 전두부 탈모는 거의 발생하지 않으며, 정수리나 두피 전반적으로 머리가 빠지는 여성형 탈모의 특성을 가진다.
그리고 이러한 탈모의 형태로 인해 대사성 질환과의 감별이 필요하다.
감별해야 하는 질환은 크게 3가지이다.
1) 철결핍
철이 부족한지는 혈중 페리틴을 측정하여 확인하는데, 페리틴은 철을 함유한 체내 단백질로 체내 철의 총량을 반영하여 철분 부족의 지표로 사용된다. 남성의 경우 24-336 µg/L, 여성의 경우 11 - 307 µg/L 가 정상치이다. 철분이 부족하면 전반적인 중앙부에 모발이 가늘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철 결핍이 발견되면 철분 보충은 필수적이지만, 보충했다고 무조건 회복되는 것은 아니며, 탈모가 개선되지 않는 경우 여성형 탈모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2) 갑상선 질환
철결핍보다는 드물지만 전반적인 가늘어짐이 보인다면 반드시 검사해봐야 한다. 오랫동안 유지되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 또는 갑상선 기능 항진증 모두 탈모를 유발할 수 있으며, 갑상선 질환이 성공적으로 치료될 경우 어느 정도 회복할 수는 있으나 완전한 복원은 어려울 수 있고, 이런 경우 여성형 탈모 치료를 시도해야 한다.
3) 다낭성난소증후군
다낭성 난소 증후군은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의 호르몬 이상으로 난소의 남성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여 배란이 잘 이루어지지 않아 월경 불순, 다모증, 비만, 불임이 발생하고, 장기적으로 대사 증후군과 연관된 질환이다. 남성호르몬이 증가되기 때문에 여드름과 탈모가 동반된다. 남성호르몬이 증가하더라도 탈모의 형태는 여성형 탈모와 매우 유사하며, 질환의 특성상 젊은 여성이 많고, 다른 동반된 증상으로 인해 쉽게 감별이 가능하다. 탈모의 치료를 위해서는 이뇨제이자 남성호르몬 억제, 여성호르몬 증가를 유발하는 스피로노락톤을 복용하며, 이 치료에도 반응이 없을 경우 여성형 탈모 치료를 시도한다.
따라서, 여성형 탈모가 있으면서 가족력이 없고, 건강검진을 최근에 하여 큰 이상이 없는 경우가 아니면 일반적으로 위의 질환을 감별하기 위한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물론 남성에서 여성형 탈모와 유사한 형태의 탈모가 발생하는 경우도 마찬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