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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Sep 06. 2021

탈모(8) -바르는 약 꼭 써야 돼요?

“바르는 약은 다 쓰셨어요?”

“사실 귀찮아서 잘 안 바르다 보니 아직 남아있습니다. 그거 꼭 발라야 하나요?”


먹는 약은 하루 한 번 잘 먹는 환자들도 바르는 약은 잘 안 쓰는 경우가 많다.

절실함과는 거리가 있는 귀찮음.

바르는 약은 상당히 귀찮다.


나도 M자가 조금 들어가는 느낌이 나서 잠시 프로페시아와 미녹시딜을 써본 적이 있다. 결과적으로는 둘 다 중단하긴 했지만 처음엔 꼬박꼬박 잘 바르던 미녹시딜도 나중에는 하루 한 번 바르기도 힘들었다.

아침에는 바르고 머리를 감으니까 그렇다 치지만 저녁에 바르고 아무리 흡수를 많이 시켜도 끈적거리고 베개에 묻어서 바르기 꺼려진다.

너무 몸이 피곤하거나 술이라도 마신 날은 양치하고 씻고 자는 것도 버거운데 미녹시딜 바르는 건 사치다.

결국 내일로 미루고 아침에는 바쁘게 나가느라 못 바르고 그렇게 미녹시딜 통 위로 먼지가 쌓여간다.


부작용도 있었다. 안경을 쓴 상태에서 발랐더니 미녹시딜이 흘러 안경테와 피부 사이에 고여서 접촉성 피부염을 유발했다. 미녹시딜 성분 자체보다는 용매인 프로필렌글라이콜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키는데, 요즘 로게인 폼이나 마이모닉액 같은 경우 프로필렌글라이콜이 없어 자극감이 덜하다.


아무튼 결론부터 말하면 귀찮아도 먹는 약과 바르는 약을 함께 쓰는 게 무조건 좋다. 치료효과가 훨씬 월등하기 때문에 같이 안 쓸 이유가 없다.


뿌리던 두드리던 폼을 손으로 찍어 바르건 본인이 편한 방식으로 꾸준하게 바를 수 있게 하자.


탈모가 심하지 않거나, 탈모부의 직경이 10cm 이하이거나, 탈모가 5년 이상 오래되지 않아 솜털이 남아있는 경우 효과가 좋다.


치료효과는 2-4개월 바르면 서서히 나타나고 6-12개월에 최대 효과가 나타나며, 중단 후 4-6개월이 되면 모발이 치료 이전 상태로 빠르게 돌아가기 때문에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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