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의 명절 추석이다.
추석과 설은 휴가 제외하고 가장 길게 쉴 수 있는 기간이기 때문에 늘 손꼽아 기다린다.
쉴 때는 좋지만 막상 명절 끝나고 나면 환자분들이 많이 몰리기 때문에 쉬는 동안 충전했던 체력이 하루 만에 바닥나곤 한다.
환자들 중 명절 직후에 급증하는 환자들이 바로 모낭염 환자들이다.
왜 명절 후에는 모낭염이 증가하는 것일까?
모낭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가장 큰 원인은 과식으로 인한 피지 분비량 증가이고 두 번째로는 생활패턴의 변화이다.
아래 체크리스트를 보면서 모낭염을 유발할 만한 행동을 했는지 확인해보자
나는 아침이나 저녁에 세수를 안 한 적이 있다.
나는 과음을 한 적이 있다.
나는 평상시보다 기름진 음식이나, 단 음식, 유제품 등을 많이 먹었다.
나는 평상시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면도를 며칠 만에 해서 평상시보다 더 바짝 면도했다.
위 체크리스트의 행동들이 다 모낭염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들이다.
세수는 아침과 저녁 중 한 번이라도 안 하게 되면 피지들이 산화되면서 염증을 유발하게 된다.
술은 한잔만 마셔도 전신의 염증반응을 다 악화시킬 수 있는데, 과음을 한 경우 염증반응이 더 생기게 되고 과음은 세수를 안 하고 자는 것으로 이어진다. 또한 안주로 기름진 음식들을 과도하게 섭취하게 되고 술에 취해 평상시 먹지도 않던 아이스크림 같은 것 까지 먹게 된다.
기름진 음식, 단 음식, 유제품은 피지 분비량을 늘려 모낭염을 발생시키는데 크게 기여한다. 명절 음식들은 많이 기름진 데다가 집에서 심심해서 송편같은 것도 자꾸 주워먹고 평상시 잘 안먹던 과일들도 많이 먹게 된다. 이러한 식습관의 변화가 피지증가로 이어진다.
그리고 연휴가 길어지면 평상시 못했던 즐거움들을 만끽하느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게 되는데 어렸을 때는 그렇게 해도 몸이 잘 회복하였지만 나이가 들면 몸이 더 이상 못 버티고 문제를 일으키게 되는데 모낭염도 이중 하나다.
면도는 너무 바짝 자르게 되면 털이 안쪽으로 자라 들어가는 현상이 발생하고, 모낭 입구 피부가 손상되어 염증이 발생하게 된다. 어릴 때는 염증이 생겨도 자국이 금방 없어졌지만 이제는 나이가 들어 염증도 잘 안 없어지고 색소침착이 시커멓게 남는 경우라면 염증이 생길 바에 면도를 약간 길게 하거나 레이저 제모를 하는 것이 낫다.
물론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저런 행동을 다 했는데도 모낭염이 발생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하나도 안 했는데도 모낭염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연휴라고 너무 맘 놓고 있기보다는 내 피부의 회복력이 예전만 하지 못하니 연휴 다음 미래의 나를 위해 현재의 나를 조금 절제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