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같이 넓게 비정형적인 형태로 접촉하게 되는 경우와 달리 일반적인 접촉피부염은 그 원인에 따라 특징적인 형태와 위치를 갖게 된다. 사진을 보면서 하나하나 살펴보자. 사진은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하였다.
귀걸이에 의해 발생한 접촉피부염이다.
귀걸이를 중심으로 주변부에 심한 홍반과 수포, 진물이 동반된 것을 볼 수 있다. 귀를 뚫은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땀에 의해 피부가 약해져서 투과성이 증가되게 되면 귀걸이 금속에 의해 접촉피부염이 발생하게 된다.
접촉피부염을 일으킨 재질로 된 귀걸이는 다시 하지 않는 것이 좋고, 치료하는 동안 귀 뚫은 곳이 막히지 않게 하려면 실리콘 귀걸이를 사서 유지해 주는 것이 좋다.
18K, 24K 등 금으로 된 건 괜찮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금도 드물지만 접촉피부염을 일으킨다.
왼쪽부터 목걸이, 손목시계, 반지에 의해 발생한 접촉피부염이다.
해당 물건이 닿은 영역이 뚜렷하게 보이기 때문에 분명하게 원인을 파악할 수 있다.
평상시에는 피부가 온전하여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물이 묻거나 땀이 나서 피부의 투과성이 증가하게 되면 금속이 투과되면서 위와 같은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
이런 장신구류를 계속하고 싶다면 우선 접촉피부염을 치료한 다음 다시 착용을 하되, 물이 묻거나 땀이 차는 상황이 발생할 거 같으면 장신구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남자에게서 많은 바지의 버클이나 벨트 버클에 의해서 발생하는 접촉피부염이다.
복부 비만으로 인해 뱃살이 접혀서 버클 금속에 직접적으로 닿는 경우에도 생기지만 땀이 차게 되면 팬티가 덮고 있더라도 이를 투과해서 알러지 반응이 발생하게 되기도 한다.
따라서 금속이 없는 재질의 바지나 벨트를 하는 것이 좋고 금속이 투과되지 않도록 밴드 같은 것으로 커버하거나 체중감량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라텍스나 고무장갑에 의해서도 알러지 반응이 유발되게 된다. 설거지를 많이 하는 식당이나 카페에서 일을 오래 하는 경우나 라텍스 글러브를 오래 사용하는 의료인에서 주로 발생한다.
평상시에는 괜찮지만 땀이나 습기가 차면서 투과성이 증가되어 알러지 반응이 유발되게 되고 직업적으로 노출을 피하기 어렵다 보니 재발도 자주 하고 증상도 점차 심하게 된다.
의료인의 경우 라텍스 프리 글러브를 사용해야 하고 고무장갑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목이 긴 비닐장갑을 먼저 착용하여 고무가 피부에 닿는 것을 차단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접착제에 의한 알러지 반응이다.
사진은 나비모양의 스티커를 붙인 뒤 발생한 접촉피부염으로 스티커 모양 그대로 접촉피부염이 발생한 재밌는 사진이다.
접착제에 의한 알러지 반응도 보통 접착된 모양 그대로를 띠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파스 알러지가 있다. 파스를 붙인 자리가 네모나게 또는 동그랗게 접촉피부염이 발생하는 경험을 많이들 해봤을 것이다. 파스 외에도 습윤 밴드의 대장격인 듀오덤도 마찬가지이다. 점을 빼거나 상처가 발생한 부위에 상처 회복을 위해 듀오덤을 많이 사용하는데, 나중에 환자가 이상하다고 내원하여 보면 듀오덤 붙여놓은 모양대로 네모나게 접촉피부염이 발생해 있는 경우가 많다.
접착제에 의한 알러지 반응은 어떤 접착제를 사용했는지를 파악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그냥 접착제를 사용하는 모든 것들의 사용을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물론 반드시 필요한 경우, 조심스럽게 사용해서 접촉피부염이 발생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접촉피부염이 발생하면 심해지기 전에 중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접촉피부염의 전형적인 병변들은 보통 환자가 얘기하지 않아도 의사들이 보고 바로 알아챈다.
하지만 전형적이지 않은 병변들은 환자분들이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면 미궁으로 빠지게 된다.
그러니 접촉피부염이 생긴 것 같으면, 내가 이 부위에 특별히 닿게 한 게 있는지 주의 깊게 생각해보자.
그리고 화장품은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지만, 이런 전형적인 접촉피부염 병변은 장기간 알러지원과 접촉하여 반응이 심한 경우들이 많고, 치료 시 흉터가 남지는 않지만 색소침착이 남는 경우가 많으며, 저절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반드시 병원에 방문하여 완전히 회복할 때까지 치료하도록 하자.
그리고 재발은 약으로 막을 수 없고, 접촉을 피하는 수밖에 없으니 원인 별 대처법을 잘 기억해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