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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Oct 12. 2021

오징어 게임으로 화상환자가 늘고 있다.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적으로 열풍이다.

그 영향으로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걸 따라 해 보려는 사람들도 그만큼 많다.

그중에 누구나 쉽게 집에서 따라 해 볼 수 있는 것. 그렇다. 바로 달고나이다.


사실 80년대 생 이전 세대 중에 어렸을 때 달고나를 안 만들어 본 사람이 있을까?

집에 있는 국자 한 개씩은 무조건 태워먹고 엄마한테 등짝 스매싱을 맞는 게 국룰이었다.

초등학교 끝나면 문방구 앞에 달고나를 만들어서 100원에 사 먹었던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그래서 오징어 게임을 보고 나서도 달고나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다.


하지만 2000년 이후 출생자들은 열심히 국자를 태우고 있다.

달고나 만들다가 국자만 태우는 것이 아니라 자기 팔이랑 손가락도 함께 태운다.


달고나는 설탕을 국자에 넣고 가열하다 보면 설탕이 녹게 되는데 이때 베이킹 소다를 넣으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갈색의 끈적한 캐러멜이 만들어진다. 이게 굳기 전에 얼른 편평한 바닥에 붓고 원하는 모양의 틀로 찍어내고 식히면 달고나가 완성된다.


설탕의 녹는점은 186도 이고, 그래서 이 캐러멜은 180도 정도의 고온이다.

이 끈적한 캐러멜을 손에 붓는다면 어떻게 될까. 팔이나 허벅지에 떨어뜨린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화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본 심재성 2도 화상으로 수포가 잡히고 피부가 벗겨지게 된다.

그래서 자신이 달고나 마스터가 아니라면 달고나를 부을 때 매우 신중해야 하고 웬만하면 고무장갑 같은 걸 껴서 피부를 보호해 주는 것이 좋다.


피치 못하게 자신의 근육이 통제를 벗어나 달고나를 몸에 부어버렸다면, 1초 만에 수돗물을 가장 찬물로 틀어서 20분은 냉찜질을 해줘야 하고, 이후에도 화기가 더 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시로 얼음찜질을 지속해서 열기가 전혀 안 느껴질 때까지 해주는 것이 좋다. 꼭 달고나 화상이 아니어도 어떤 화상에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응급조치를 잘했는데도 물집이 생겼다면 물집이 1cm 이상일 경우 병원에서 물집을 제거해주고, 1cm 미만일 경우  물집이 딱지로 변할 때까지 가지고 있어도 된다. 물집이 벗겨졌다면 항생제를 복용하여 세균 감염을 막아주어야 하고, 진물을 흡수하고 피부를 보호할 수 있게 듀오덤 같은 드레싱 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달고나를 만들 때 꿀팁을 주자면, 가스레인지의 불꽃의 온도는 푸른 불꽃이라 800도-1500도 정도이므로 국자를 불꽃에서 몇 cm 떨어뜨려도 설탕을 녹일 수 있는 186도에는 충분히 도달한다. 그러니까 불꽃에 국자를 직접 닿게 하여 그을음을 만들어서 등짝을 맞기보다는 국자를 몇 cm 들어 올려 조금 시간이 걸리더라도 천천히 달고나를 만드는 것이 좋다. 오히려 그을음을 벗겨내는 시간과 똑같은 국자를 어디서 파는지 검색하는 시간보다 덜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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