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살, 보톡스를 맞기 시작했다.
나는 어제 처음으로 보톡스를 맞았다.
매번 환자들만 놔주다가 내가 맞는 순간이 온 것이다. 디디알 레이저나 토닝, 인모드는 셀프로 많이 했지만 보톡스는 주사다 보니 직접 하기 어려워서 미루고 있었다.
나는 골프도 안치고, 야외활동도 좋아하지 않으며, 거의 실내에만 있다 보니 햇볕에 의한 광노화는 그렇게 많이 진행되지는 않았는데, 스트레스로 인한 노화인지 어느새 이마에 깊은 석 삼(三) 자 주름이 보이고 있었다.
항상 보톡스를 맞으러 오는 환자들에 하는 말이 있다.
"보톡스는 주름을 펴주는 목적보다는 주름을 더 깊지 않게 만드는 예방적인 목적이 더 큽니다."
그렇다. 보톡스로는 깊은 주름을 완벽하게 펴기는 어렵다. 그리고 한번 깊게 자리 잡은 주름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주름이 깊어지기 전에 젊었을 때부터 꾸준하게 맞아서 깊어지는 걸 예방해야 한다.
"더 이상 미룰 수 없겠는걸."
나이가 들수록 근육의 힘은 그대로거나 더 강해지는데, 피부조직은 얇아지고 탄력을 잃어서 근육이 수축하여 구겨진 피부가 돌아오지 않고 구겨진 상태를 유지하게 되는 게 표정주름이다. 보톡스는 이런 표정주름에 효과적인데 특히 이마, 눈가, 미간 이 세 부위는 어떤 치료로도 보톡스의 가성비를 이길 수가 없다.
이마에 주름이 석 삼자로 3겹이나 생긴 이상 미룰 수가 없었다.
이마보톡스의 경우 넓은 근육을 커버하기 위해 한쪽당 3군데씩 6군데 주사하는게 일반적이다. (출처: 구글이미지)"와.. 직접 주사하는 건 너무 힘든데."
찌릿찌릿. 보톡스가 점차 근육 내로 주입되면서 찌릿한 통증이 밀려온다. 그래도 나는 참을 만했다.
간혹 환자들 중에 보톡스를 주사할 때 너무 고통스러워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통증의 정도와 민감도는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그 통증은 맞아봐야 안다.
맞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벌써 근육이 마비가 되는 느낌이다. 이마에 힘을 주려고 하는데 잘 안되고 어느새 주름이 많이 펴졌다.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1주일 내로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하는데 너무 즉각적이고 만족스럽다.
눈가나 미간의 보톡스는 대부분 부작용이 없지만, 이마의 경우는 2가지 부작용이 흔하게 생긴다.
1. 눈이 무겁게 처짐
2. 사무라이 눈썹
눈이 무겁게 처지는 건 보톡스 효과가 너무 좋아서 근육이 거의 완벽하게 마비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시간이 해결해 주는 걸 기다리는 게 가장 좋은데 한 달 정도 기다리면 약간 근육에 힘이 돌아오면서 처짐이 개선된다.
사무라이 눈썹의 경우 이마 근육 중 바깥쪽이 마비가 덜돼서 양쪽 눈썹만 들어 올려지면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이런 경우 힘이 들어가는 부위에 보톡스를 조금 더 놔서 마비를 더 시켜주면 해결된다.
처음 맞아본 보톡스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앞으로 4-6개월 간격으로 주름이 깊어지지 않게 지속적으로 맞아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