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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무열 Sep 17. 2021

내 알러지 원인을 찾아주세요.

"선생님, 이거 왜 이런 거예요?"

"알러지 반응입니다.

"알러지반응이 왜 생긴 거죠? 저는 태어나서 알러지라고는 겪어본 적이 없는데."

"그건 저도 모릅니다."

"그래요?"


이런 대화를 적어도 하루에 다섯 번 정도는 반복해서 하는 것 같다.


"원인을 찾으시려면 알러지 검사를 하셔야 합니다."


그렇다. 피부과 전문의라도 피부가 알러지 반응인지 아닌지 정도는 알 수 있어도 그 알러지가 무엇 때문인지는 알 수는 없다. 그래서 알러지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알러지 검사가 필요하다.


내가 학생 때나 전공의 때에도 피부반응 검사 방식으로 알러지 검사를 했었다.

피부 반응 검사는 피부에 알러지 항원을 뿌리고 바늘로 찔러 넣어서 피부에 알러지 반응이 얼마나 올라오는지로 평가하는 방식이다. 검사 방식 자체도 불편하지만 실제로 알러지 반응이 유발되는 것이기 때문에 가렵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해서 요즘은 잘 시행하지 않는다.


요즘은 MAST(multiple allergen simultaneous test) 검사를 많이 하는데, 채혈만 하면 돼서 매우 편리하다. MAST는 한국인에 많은 알러지 항원 107 가지(집먼지진드기, 곰팡이, 식물, 동물털, 음식물 등)로 구성된 패널에 환자의 혈청을 반응시켜 검사 결과를 얻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항원을 검사할 수 있고 저렴하여 선별검사로 많이 쓰인다. 107가지로 항원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다른 항목을 더 넣거나 뺄 수는 없다. 검사실에 따라 항원 가짓수는 달라질 수 있지만 현재로는 107가지가 최대이다. 보험적용 시 3-4만 원 정도이다.


이 외에도 이뮤노캡(Immuno cap) 또는 알러젠 특이 검사라고 해서 특정 알러지원에 대한 검사를 개별적으로 할 수 있는데 MAST와 달리 검사할 수 있는 항원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필요한 항원을 골라서 검사할 수 있고 검사의 민감도가 MAST 보다 높은 장점이 있다. MAST로는 알 수 없는 페니라민이나 세팔로스포린 같은 약물이나 정액에 대한 알러지를 알 수 있을 정도로 종류가 방대하다. 대신 가격이 비싸다. 보험 적용도 6개까지 가능하며,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12개까지 가능하다. 한 알러젠 당 만 육천 원 정도 든다.


그래서 알러지 원인을 찾고 싶다면 MAST를 일단 시행하고, 거기에서 알러지 원이 나오지 않는다면 경험적으로 알러지원을 찾아봐야 하며, 이를 확인하기 위해 그 알러지원이 검사가 가능하다면 이뮤노캡을 시행하는 순서로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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